“그날 새벽 6시쯤 미국 법인장에게서 전화가 왔더군요. 얼떨결에 전화를 받았지만 믿기지 않았습니다. 조그만 중소기업이 생산한 펜형 마우스가 거대 다국적 기업의 2006년 혁신 제품으로 선정되다니….”
조병희 와우테크 사장(48)은 지난달 17일 자사의 펜형 마우스 ‘와우펜 에코’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2006년 5대 업무용 신기술 제품’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의 흥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MS는 자사 홈페이지에 와우펜을 소개하면서 ‘어떤 입력장치보다 다루기 편리하며 특히 스크롤휠과 버튼의 위치를 이용자 관점에서 최적화해 피로를 줄여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SW를 통해 필기·주석 등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극찬했다.
이 회사의 펜형 마우스가 처음부터 각광받은 건 아니다. 조 사장은 지난 2002년 회사 설립 후 2004년 필기체 인식이 가능한 마우스 ‘와우펜’을 시장에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필기체 인식까지 가능한 완벽한 펜형 마우스였지만 높은 생산 가격과 불필요한 부가 기능이 문제였던 것. 해외 수출을 위해 전시회에도 꾸준히 나갔지만 생각보다 많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개발비만 27억원을 부은 제품이 그대로 사장될 위기에까지 몰렸다.
하지만 조 사장은 좌절하지 않고 제품의 단점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분석했다.
“처음 와우펜을 내놨을 때 필기체 인식, 펜형 디자인 등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였지만 부가 기능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었다”고 설명한 조 사장은 “이를 보충, 지난해 결국 펜형 마우스의 가장 큰 장점인 어깨 결림 방지 등 인체 공학적 디자인을 강조한 ‘와우펜 에코’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시장이 크지 않은 펜형 마우스에서 제품 컨셉트를 인체공학에 중점을 둔 마우스로 바꾸고 나니 국내외에서 제품 문의가 잇따랐다.
지난 1월 CES전시회에 참석했을 당시엔 하루에 40여명의 바이어가 방문해 고객 상담을 원하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MS 선정 혁신 제품으로 뽑힌 배경도 여기에 있다.
현재 베스트바이 등 해외 유수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에어프랑스를 비롯한 항공사들과도 면세점 납품을 위해 협상중이다.
조 사장은 “현재 40여개 해외 총판과 협상중이어서 조만간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해 4억원 수준에 그친 매출을 올해는 14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