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에서 ‘여풍(女風)’이 무섭다. 지난해 사법·행정고시 경우 여성 합격자 비율이 40% 전후를 기록했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도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벤처산업에서만은 여성 성공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 따르면 올 1월 현재 코스닥 상장법인중 여성 최고경영자(CEO) 기업은 전체의 1.2%인 11개사에 불과하다. 이는 벤처산업이 ‘금녀(禁女)구역’이기 보다는 아직 본격 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본지는 IT벤처업계를 이끌고 있는 여성CEO와 유망기업을 매주 목요일자에 소개,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여성벤처협회를 이끌고 있는 송혜자 회장을 시작으로 릴레이 인터뷰를 이어갈 예정이다.
송혜자 여성벤처협회장(40).
여성벤처업계가 그녀에 대해 공통으로 던지는 한마디가 있다.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솔직히 그녀가 지난 2004년 말 협회장에 당선됐을 당시만 해도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았다. 소극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송 회장은 이같은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지난 1년간의 활동이 이를 증명한다.
송 회장은 이에 대해 “협회장으로서의 ‘역할’이 있다”며 “반드시 나서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최대한 높이고 있다”며 강한 사명감을 나타냈다.
3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송 회장은 지난 1년에 대해 ‘아쉬움’보다는 ‘결실’에 비중을 뒀다.
‘지난 1년간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운을 띄운 그녀는 “임기 동안 직무유기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다”면서 여성펀드 결성을 위해 산업은행·한전·농협 등의 대표를 직접 만나 설득한 것, 그리고 여성벤처서포터즈를 결성하기 위해 뛰어다닌 것 등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여성벤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노출’이란 단어를 꺼내들었다.
“무한경쟁이 심화할수록 노출의 중요성은 높아집니다. 실력이 있어도 노출이 안되면 기회를 잡지 못합니다. 여성벤처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네트워크가 약합니다. 태생적으로 조직생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협회가 회원사들의 노출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회장 활동으로 인해 회사(우암닷컴)에는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지난해 많은 시간을 외부 활동에 썼지만 회사는 20% 이상 성장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효율성입니다. 사장이 회사에서 하루 종일 사무실을 지킨다고 성과가 좋은 것이 아닙니다.”
올해 50% 가량 성장한 80억원의 매출을 자신한다는 송 회장은 “지난 7∼8년간 화상회의 솔루션에만 미쳤었다”며 “‘협회장사 실적이 뭐 저래’라는 소리를 안듣기 위해 협회뿐만 아니라 회사도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