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전자 "美시장 정면승부"

LG전자가 지난 연말 뉴욕에서 실시한 ‘06년형 가전 신제품 발표회’에서 관람객들이 냉장고를 시연해 보고 있는 모습(왼쪽).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4도어 양문형 냉장고를 지난해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IS에서 시연하는 모습.
LG전자가 지난 연말 뉴욕에서 실시한 ‘06년형 가전 신제품 발표회’에서 관람객들이 냉장고를 시연해 보고 있는 모습(왼쪽).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4도어 양문형 냉장고를 지난해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IS에서 시연하는 모습.

 ‘미국 찍고 세계로 간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자가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지역 생활가전 부문에 정면 승부한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38%이던 북미지역 자가 브랜드 비중을 올해는 48%까지 늘릴 예정이다. 실제 액수는 더 늘어나 6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9억4000만달러까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까지 양문형 냉장고에 그쳤던 자가 브랜드 제품을 올해는 벽걸이 에어컨, 드럼세탁기 등으로 늘려 전방위 공격에 나설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주로 주문자상표부착(OEM) 및 중저가 브랜드를 통해 북미지역에 진출하던 데서 벗어나 자가 브랜드 기반의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 수익성을 높이고 세계 최대시장에서 글로벌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세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시장을 뚫지 못하면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수 없다”며 “특히 미국시장을 정면 돌파해야 신흥지역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자가 브랜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북미지역 브랜드 사업 강화 및 수익 확보를 지상과제로 정하고 특히 스팀 트롬, TV디오스 냉장고, 프렌지 디오스에 전폭적인 힘을 싣는다. 전 제품군에서 초고가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칠 예정으로 15㎏ 스팀 트롬의 경우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중 최고가인 1600달러대로 가격을 맞추고 있다. 유통망도 강화해 홈데포 외에 다른 가전 유통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AS체계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권영수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홈데포를 중심으로 북미시장을 뚫은 것은 값진 성과이자, 북미시장에서도 LG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며 “작년에는 세탁기 판촉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올해는 비용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전략에 가속도를 낸다. 지난 2∼3년 전부터 북미지역에서 창문형 에어컨과 전자동 세탁기 등 중저가 제품을 철수시켜 온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로우스를 통해 삼성 브랜드의 양문형 냉장고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내년경 시어스 진출을 검토중이다. 또 지난달 로우스와 베스트바이에 드럼세탁기를 공급한데 이어 6월경 코스트코에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판매하고, 벽걸이형 에어컨도 상반기 안에 로우스를 통해 판매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냉장고는 75%, 에어컨은 전량이 자가 브랜드였으나 올해는 드럼세탁기까지 자가 브랜드로 가세할 예정”이라며 “드럼세탁기는 이미 메이텍을 통해 성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