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문화관광부 등 정부 각 부처의 차관급 인사가 발표된 후 정부 각 부처의 관심은 조만간 이뤄질 실·국장 등 후속 인사에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 내부 인사가 대거 발탁되면서 연쇄적으로 내부 승진 인사가 이뤄져 인사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부처별 움직임을 살펴본다.
○…과기부는 박영일 신임 차관의 뒤를 이어 누가 정책홍보관리실장(1급)을 맡을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정윤 과학기술혁신본부 연구개발조정관(1급)이 정책홍보관리실로 자리를 옮기지 않겠느냐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이후 조정관 자리를 놓고 한승희 과기혁신본부 과학기술정책국장과 김용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처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변수가 있다. 한승희 국장이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박 신임 차관과 기수가 같은데다 경제기획원 장관 비서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행정관, 청와대 산업통신 비서관, 재정경제부 경제홍보기획단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는 점에서 정책홍보실장직을 꿰어 찰 수도 있다는 것. 정윤 조정관이 금속계열 특채로 공직생활을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1991년)했다는 점도 변수 중 하나다. 김용환 사무처장은 2004년 과기혁신본부 추진기획단장을 맡아 청와대 근거리(?)에서 능력을 선보였다.
1967년 4월 당시 경제기획원 기술관리국을 확대 개편한 과학기술처가 출범한 지 39년째다. 상대적으로 짧은 연혁을 가진 까닭에 과기부 서기관(4급)으로부터 실·국장, 차관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공직 생활 햇수가 비슷비슷하다. 이로 인해 이른바 ‘승진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밀어내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자원부 역시 1급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관과 차관이 교체되는만큼 대폭적인 1급 인사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타 부처보다 많은 1급과 일부 배려해야 할 인사도 포함돼 있어 후속 인사를 둘러싼 하마평이 그 어느 때보다 무성하다. 먼저 내부승진이 이뤄진 특허청 차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그리고 중기청장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되는 이현재 청와대 산업비서관 자리 역시 빌 것으로 보인다. 모두 1급 자리로 2개가 비는 셈이다. 따라서 국장급에서 최소 2명 이상은 1급 승진이 기대된다. 1급 승진자로는 정보통신부 교환국장을 거친 이기섭 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 고정식 자원정책심의관, 김신종 전기위원회 사무국장, 신동식 무역유통심의관 등이 거론된다.
1급 간 이동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차관이 모두 바뀐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인사방침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향점과 업무스타일이 다를 수 있어 1급 간 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뭐라 거론할 수 없지만 고위직의 일부 이동과 변경은 있을 수 있다”며 “신임장관이 인사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밝힐 때까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유진룡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차관으로 발탁한 문화관광부는 다음주 초 차관보 및 정책홍보관리실장과 국장급 자리이동이 있을 전망이다.
8일 정동채 장관이 토리노 동계올림픽 참관을 위해 출국, 닷새간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국에 앞서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임병수 차관보가 사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차관보와 정책홍보관리실장에 어떤 인물이 임명될지 내부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후속인사의 그림은 유 신임차관과 행시 동기(22기)의 거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문화부 본부 및 산하기관의 행시 22기는 이보경 종무실장, 송인범 문화재청 정책홍보관리관, 전영재 LA문화원장 등이 있다. 유 신임 차관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시 동기가 외청 및 산하기관으로 물러날 경우 23기인 박양우 문화산업국장과 이성원 문화정책국장, 김장실 국장(국무조정실 파견), 유진환 동경문화원장 등도 차관보 및 정책홍보관리실장 중 한 자리를 맡게 될 전망이다.
○…특허청은 개청 29년 만에 사실상 내부 인사로 청장이 발탁되자 전 직원이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며 고무된 표정이 역력하다. 차장이 청장으로 승진·발탁된만큼 이제 청내 최대 관심사는 공석이 된 차장 직위를 과연 누가 맡을 것인지에 시선이 집중돼 있다.내부 인사인지, 외부 인사인지에 따라 특허청 전 직원의 후속 인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청 내부에서는 가급적 내부 인사로 이뤄지길 바라고 있지만, 통상적인 전례로 볼 때 산자부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혁신우수기관 등으로 선정돼 주목받았던 특허청은 올해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는 만큼 기관 내부 살림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 발탁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정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