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플레이스 절대강자 옥션의 8년 1등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2인자 G마켓이 맹추격하면서 거래액과 브랜드 파워를 놓고 치열한 정상 다툼이 펼쳐지고 있다. 크게 동요하지 않던 옥션의 태도도 크게 바뀌고 있다. 수수료를 낮추는가 하면 홈페이지를 신세대 취향으로 개편했다.
싸움은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거래액 기준으로 두 회사의 격차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설립 이후 이셀피아, 온캣 등 e마켓 시장의 ‘2인자 돌풍’을 줄 곧 잠재워온 옥션이 올해도 ‘1등신화’를 지켜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전=옥션의 위기는 G마켓이라는 ‘신흥강자’의 등장으로 비롯됐다. G마켓은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분기 평균 47%의 급성장을 거듭했다. 옥션에 이어 e마켓 업체로는 두 번째로 거래액 1조원 돌파라는 신기원도 이뤘다.
특히 G마켓은 지난 4분기 거래액이 4445억원으로 옥션과 거의 엇비슷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도표참조>사이트 점유율 격차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인터넷 순위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옥션과 G마켓의 e마켓 분야 시장점유율은 각각 51%와 33%로 18%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이달 들어 옥션(46%)과 G마켓(35%)의 격차는 11%포인트로 3개월새 7%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브랜드 파워에서도 G마켓의 추격은 거세다. 한국소비자포럼이 네티즌 8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G마켓은 옥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옥션은 비슷한 조사에서 단 한 번도 정상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응전=옥션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등록 수수료를 90% 가까이 인하한 것은 가장 눈에 띈다. 품목이나 수량에 따라 차등 적용하던 등록 수수료를 300원으로 통일한 것은 그동안 등록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인기를 모은 G마켓처럼 시장진출 ‘문턱’을 낮춘 케이스다.
지난 달 홈페이지를 새 단장한 것도 변화의 바람이다. 기존 녹색계열의 디자인을 파랑으로 바꾸는 등 젊은 층 흡수를 위한 디자인에 한껏 공을 들였다.
배동철 옥션 이사는 “수수료와 홈페이지 변경보다 올해는 서비스 질로서 경쟁사를 압도할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서비스를 위해 ‘Trust & Safty 팀’ 인력을 20% 가까이 늘려 40명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승부=옥션은 G마켓의 급성장을 인정하면서도 내실에서는 여전히 상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거래액은 앞질러도 수수료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거래액에서 옥션의 턱 밑까지 쫓아온 이셀피아가 결국 내실 결핍으로 파산에 이른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하지만 G마켓 입장은 약간 다르다. 유통은 현금 흐름(cash flow) 싸움이기 때문에 거래액 규모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거래액 최다=이용자 최다’라는 등식도 성립되는 만큼 결국 거래액이 e마켓 대표 브랜드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에 대해 “브랜드 파워는 결국 소비자의 만족도에서 결정된다”며 “영업이익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우월한 가격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옥션 vs G마켓 거래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