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세상] 양덕준 레인콤 사장](https://img.etnews.com/photonews/0602/060206014250b.jpg)
전자신문은 매주 월요일, 파워 IT코리아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가들의 글로벌 마케팅 성공·실패사례 등을 전하는 ‘CEO가 만난 세상’을 연재합니다. 회의 테이블에서 차 한 잔을 하며 오갈 수 있는,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일상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는 기업의 뒷이야기를 CEO의 입을 통해서 들어봅니다. <편집자>
“기밀을 털어놓아야 하나요.”
서울 도곡동 아이리버 본사 14층에서 양덕준 레인콤 사장은 앉자마자 담배를 피워문다. 그는 줄담배로 유명하다. 지난해 하반기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유쾌하고 활달하다. MP3플레이어를 대한민국 효자상품으로 만들었던 그는 올 초 창업 이래 대규모 구조조정을 처음으로 단행, 결의를 다졌다. MP3플레이어 부문에서 애플과 삼성, 소니 그리고 모바일 네트워크 기반 정보서비스 분야에서 큰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한국 내 최고 MP3플레이어 전문업체, 세계 시장에서 가장 호평받는 MP3플레이어라는 성공담은 이제 버렸다.
“해외에서 만나본 경쟁업체의 벽은 두꺼웠습니다. 대형 정보가전 기업의 공격도 거칠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새로운 시장을 찾는 시기였을 뿐입니다. 여기에 MP3플레이어 기술이 범용화되면서 시장 상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지난해 그는 목표로 세웠던 ‘타도 애플’ 전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 요즘은 창업 초심으로 돌아섰다. 그는 이를 “다시 벤처 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양 사장은 올해를 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이른바 ‘전방위 링크 시대’로 보고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퍼스널 기기의 활성화가 전략적 목표다.
“창업할 무렵과 요즘에 비슷한 육감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바뀌겠다는 게 그것이죠. 올해가 전자시장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그 핵심은 바로 커넥티비티(연결성)입니다.”
양 사장이 바라보는 네트워크 ‘연결’은 ‘콘텐츠와 컬처(문화)’의 결합으로 요약된다. 단순한 와이브로 게임기(G시리즈) 판매가 아니라 아이리버 문화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향후 매출을 단말 판매와 서비스 판매 각각 50%로 잡을 만큼 사업 내용도 크게 변했다. 그도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업체를 이길 수 있는 길은 다양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손쉽게 접속하는지, 어떻게 가치가 이전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서비스입니다. 우리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뼈아프게 얻은 교훈입니다.”
구조조정에 접어든 정보가전업계에 전하는 양 사장의 메시지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사진=윤성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