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민·관 매칭사업인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이 초기 부품소재기업의 성공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사업을 집행하는 한국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회장 신용웅)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6년간 319개사를 지원한 결과, 현재 16개사(지난해 8개사)가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성공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원이 기술개발단계에서 2∼3년간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업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독특한 지원방식 때문. 부품소재기업은 일단 정부의 평가를 통과한 후 이를 바탕으로 창업투자사·신기술금융사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유치에 성공해야 정부자금을 받을 수 있다. 즉, 정부의 ‘기술성 평가’와 민간의 ‘사업성 평가’를 모두 거쳐야 지원이 이뤄진다.
규모는 정부와 민간이 100대 75 비율. 정부 지원 예정자금이 10억원일 경우 최소 민간에서 7억5000만원을 끌어와야 정부 자금을 받을 수 있다.
평가가 철저한 대신 조건은 아주 좋다. 정부는 민간의 검증을 거쳤고 또한 민간에서 40% 이상을 출자한 만큼 무담보·무보증·무이자로 지원한다. 벤처캐피털자금은 지분투자방식으로 이뤄져 사용에 제한이 없다.
민관의 평가를 거쳐 양측에서 동시에 지원을 받는 만큼 수혜업체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 2000년 선정돼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광통신모듈업체인 해빛정보의 박병선 사장은 “정부 기술자금 대부분은 특정기술 개발을 위해 임시로 활용되는데 반해 이 자금은 중장기적으로 지원받기 때문에 체계적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이오업체로 2003년부터 지원받고 있는 오스코텍 김정근 사장도 “기술성과 사업성 모두를 통과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 자금 혜택을 계기로 일본에서 120만달러 추가 유치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벤처캐피털업계 역시 이상적 모델이라는 평가다.
고정석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정책자금은 도덕적 해이 문제 발생 소지가 많지만 이 사업은 민간의 자금이 함께 들어가 이를 막을 수 있다”며 “벤처캐피털입장에서도 대상 기업이 정부의 검증을 거쳤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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