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제어 통신 국제표준 각축 속 국내시장 선점 경쟁

유비쿼터스(U) 시티 사업의 기본 인프라인 빌딩제어 통신프로토콜의 세계 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각축전이 국내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 업계의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애쉴론사는 최근 코오롱정보통신과 합작해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하고 그룹사 각 시설물을 시작으로 자체 통신프로토콜인 론웍스(LonWorks)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빌딩 자동제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본지 2월 3일자 1면 참조

 이에 따라 한국하니웰, 한국지멘스, 삼성SDS, 나라컨트롤 등 백넷(BACNet) 표준을 기반으로 각각 독자 표준제품을 공급해온 업체들과의 경쟁구도를 형성, 세계 표준선점 각축전이 국내 시장에서도 벌어질 전망이다.

 백넷은 국제표준화 기구인 ISO TC205의 건물자동화 통신프로토콜 개방형 표준으로 결정된 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표준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나 최근 EU측이 론웍스 표준을 복수표준으로 제안하면서 국제표준을 놓고 두 진영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백넷은 미국표준화위원회와 미국냉열공조기술인협회(ASHARE)가 제정한 표준으로 국내 KS규격으로 채택돼 있으나 표준화 진전이 더뎌 사실상 업체들의 독자표준이 시장에 적용되고 있다. 반면 론웍스는 애쉴론사의 독자 기술로 지능형빌딩, 홈네트워크, 산업자동화 등 거의 모든 자동화 분야에 공통적으로 활용되나 애쉴론사가 제공하는 통신칩을 활용해야만 한다.

 이같은 건물제어 통신표준은 전력, 공조 등 빌딩제어 컨트롤러에 적용돼 U시티의 기본 인프라가 되며 홈네트워크의 확산으로 점차 가정내 자동화에도 적용되는 추세지만 정작 홈네트워크를 주요 성장사업으로 추진중인 국내 기업들은 두 진영의 세불리기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현재 삼성SDS, 나라컨트롤 등이 백넷 기반 자체표준을 활용하고 있고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백넷, 론웍스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으나 자체 인프라가 없어 기술인증을 받으려면 미국 인증기관을 통해야 하는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선 빌딩제어 표준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지만 향후 도시내 네트워크 컨트롤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기술 상용화 등 기술적인 의미가 크다”며 “한국이 통신강국이라고는 하지만 메시지 전달을 위한 공중파 수준일 뿐 부가가치가 높은 제어망 기술 등은 미흡해 기술표준 시장이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