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최근 IT 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IT 거버넌스 개념을 접목했다. 현재 개발중인 통합 프로젝트관리 시스템인 ‘스마트(SMART)’를 IT 자원관리 시스템에 통합, IT 자원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IT 자원관리 시스템과 통합 프로젝트관리 시스템 연동을 통해 사내 모든 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일원화해 데이터의 흐름을 통제하도록 했다.
KT 관계자는 “IT와 경영의 접목이 빨라지면서 효율적인 IT 투자와 운영 관리가 경영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됐다”며 “IT 자원의 효율적인 통제를 통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IT 거버넌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이 됐다”고 말했다.
대형 은행과 생존 경쟁을 벌이는 농협중앙회도 서바이벌 핵심 무기로 IT 거버넌스를 선택했다. 효과적인 IT 투자와 성과 관리를 통해 핵심 업무의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6일 “경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IT 프로젝트에 대해 철저한 감독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며 “IT 자원 통제를 통해 투자대비효과(ROI)를 높여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IT 자산은 이미 인적 자산, 재무 자산, 지적 자산, 물리적 자산 등과 함께 기업의 핵심 자산이다. 주요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이사회에서도 IT 투자를 논의한다. IT 자원에 대한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특히 IT 자산은 다른 핵심 자산과의 연관성이 깊어지면서 통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핵심 자산의 규모가 절대적으로 방대해짐에 따라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IT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오재철 볼랜드코리아 사장은 “갈수록 IT 자산이 분산되고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이것을 전사 관점에서 통합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됐다”면서 “IT 통제가 바로 효율적인 경영과 직결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유럽의 한 IT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IT 비용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인건비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규 투자 비용뿐만 아니라 투자 이후의 성과 관리와 사후 모니터링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제 기업의 최적화된 경영 활동을 위해서는 결국 IT 비용을 어디에다 쓰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IT 비용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 결정 메커니즘을 최적화하는 것이 기업 경영 실적 개선을 위한 급선무가 됐다. 비용에 대한 의사 결정, IT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통제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IT 거버넌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IT를 통제하려는 노력도 늘고 있다.
미국 IT거버넌스협회에 따르면 2005년 현재 포천 500개 기업 중 32%가 이사회 수준에서 IT 전략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29%는 이사회로부터 IT 전략 승인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사적인 IT 거버넌스 도입 단계는 아직 아니지만 부문별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IT를 통제한다는 개념이 단순히 IT 조직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IT 조직을 통제하는 데 그친다면 인사 컨설팅 프로젝트 수준이지 IT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안효성 액센츄어 부장은 “IT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IT 부서에서부터 CEO, CFO 등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사 차원에서 잘 설계해야 한다”면서 “IT 조직 자체만을 통제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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