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이동형 저장장치 `화려한 변신`

판촉물이나 소모품 벗어나 구매 아이템으로

노디자인과 제휴, 디자인을 강화한 아이오셀의 ‘셀디스크 미니’
노디자인과 제휴, 디자인을 강화한 아이오셀의 ‘셀디스크 미니’

USB 이동형 저장장치가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무장하는가 하면 크기도 다양해져 동전크기만 한 제품도 있다. 용량도 커지면서 판촉물이나 소모품 정도로 인식되던 ‘과거’를 벗어나 개인이 직접 구매하는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이 일괄 구매, 파트너사에 배포하던 512MB 용량 이하 보급형은 점차 사라지고, 개인이 직접 USB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용량은 연내 8GB급 제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순항하는 시장=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플래시메모리 기반 USB 저장장치의 국내 시장규모는 100억원 정도로 성장했다. 2년 전 50억원 수준이던 것을 감안하면 100%가량 성장한 것.

 판매 개수도 급증해 지난해를 기점으로 월 판매 개수가 30만개를 넘어섰다. 연간으로 따지면 250만∼270만개가 한 해에 판매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이는 경쟁 기록매체인 DVD미디어가 월 10만∼15만개 수준인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이런 성장은 지난해 말부터 USB 저장장치 시장이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과거 기업, 학교 등의 집단 구매에 의해 형성되던 시장이 개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다른 기록매체도 매출의 정점을 찍을 때 이 같은 과정을 겪었다. 스토리지용으로 개발됐던 HDD가 그랬고 광미디어도 문구점에 유통되기 전까진 같은 절차를 거쳤다.

 관련 업계는 올해를 제품 성숙화를 위한 첫 관문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사장은 “올해 국내 USB 시장 규모는 월 50만개 수준을 넘어 산업화의 첫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4GB 이상급이 본격 출시되는 중순 이후에는 마이크로 HDD와의 본격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는 계속된다=USB 시장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제품 컨셉트도 변하고 있다. 개인 시장 공략을 위해 슬림형 디자인, 휴대폰 액세서리를 위한 초소형 디자인 같은 이동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이오셀, 한국액센, 이메이션 등 각 업체는 제품 차별화를 위한 디자인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USB 1위 업체 아이오셀은 최근 디자인 개선을 위해 ‘아이리버’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노디자인과 손잡았다. 연내 USB 교통카드, USB 음반 등 개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쏟아질 것에 대비한 포석이다.

 강병석 아이오셀 사장은 “과거 물량으로 승부하던 시절엔 디자인에 돈을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하지만 개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디자인에 과감히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액센은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을 타깃으로 USB 디자인을 완전 개조했다. PC와 적합한 디자인 대신 휴대폰에 맞춰 외장 색상을 3종류 이상으로 다양화하고 크기와 무게도 절반 이하로 낮췄다. 또 유통망도 휴대폰 액세서리점 등으로 다양화했다.

 이 밖에 이메이션코리아는 본사 제품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출시돼 히트를 했던 손목밴드형 USB, 초소형 USB 등 다양한 제품 출시를 고려중이다.

 ◇부가가치 높이기 한창=용량 증가는 USB 시장 확산을 위한 청신호다. 1GB 제품이 시장 대세며 4GB 용량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 가격이 좀 비싼 것이 흠이지만 이동성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 4GB면 디빅스 영화 1∼2편을 담을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올 연말에는 8GB 제품이 나오는 등 개인 시장 공략을 위한 용량 증가가 한창이다.

 지난해 인기를 끌던 소프트웨어 탑재 USB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바이러스 백신 탑재 등 기업용 제품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MP3 음원 탑재, 영어학습 소프트웨어, 인터넷전화(VOIP)와 같은 개인용 SW를 담은 제품이 대세다.

 하나마이크론은 MP3 음원을 탑재한 음반 USB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한국액센은 영어학습 전문업체 프로자이너와 협력해 영어 교육과 녹음이 가능한 제품을 이달 출시한다.

 박수성 한국액센 사장은 “USB를 개인이 구매하는 경향이 늘면서 업체의 부가가치 확대 노력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판매 확산을 위한 용량 확대와 함께 일부 업체는 아래아한글 탑재를 추진하는 등 일반 소비자를 위한 USB가 올해의 트렌드”라고 밝혔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