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의 `산증인` KIST 설립 40주년 맞아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소 중 최초로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오는 10일로 설립 40주년을 맞는다.

전후 복구와 사회적 혼란으로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던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 원조보다 기술 원조를 미국에 요청한 것을 계기로 설립된 KIST의 역사는 우리나라 현대 과학의 역사이기도 하다.

◇포항제철, 1세대 전전자교환기, 국내 최초 컬러TV 밑거름

1973년 준공된 포항종합제철소의 건설계획연구, 삼미특수강 공장건설계획 연구가 모두 KIST에서 이뤄졌다. 80년 KBS에서 최초로 컬러TV방송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역시 KIST의 컬러TV 국산화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산업체 기술이전 역시 활발했다. 70년대, SKC의 폴리에스터 필름을 독자 개발했고 KIST의 ‘인쇄회로기판 제조기술’은 오늘날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활용되는 PCB의 기반기술을 이뤘다. 대우전자 VTR헤드드럼의 다이아몬드 코팅개발기술, 울산화학의 CFC 대체물질 개발, 경보화학의 세파클러 항생제, LG 휘센 에어콘에 적용된 플라즈마 표면 개질 기술 등도 KIST의 작품.

KIST는 이밖에도 전자제품의 주요 부품과 소자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트랜지스터, 반도체웨이퍼, 광섬유, 리모콘 TV 등의 국산화를 통해 오늘날 전자공업 강국의 기초를 다지는데 기여했다.

◇“세계 10대 연구기관 되겠다”

KIST는 4년 후인 2010년까지 세계 10대 연구기관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나노재료소자기술, 인텔리전트 HCI, 마이크로시스템, 생리활성선도물질, 자원순환형 환경기술 등 5대 중점 영역을 설정,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고효율의 무공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 선진국의 무공해 자동차 사용 의무화를 대비한 국산기술을 확보했으며 가정용 로봇 아이작, 위험작업로봇 롭해즈를 만들어 지난해 자이툰 부대 파견시 현장에서 시험하기도 했다. 생체과학 분야의 약물흡수율을 향상시킨 ‘먹는 항암제’ 개발, KIST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개발 등도 최근 5년 간 일궈낸 성과다.

김유승 원장은 “미래핵심기술의 ‘선택과 집중’, 원칙과 신뢰에 바탕을 둔 열린 경영으로 강하고 활기찬 연구문화를 조성해 미래를 개척하는 국가선도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아 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