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P나 게임기, 디카 다 오락용 아닌가요? 다들 구입한다고 하지만 수업에 방해 되지 않을 가 모르겠네요.”
요즘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 휴대 가전은 필수다. 특히 중학생 이상 새내기들에겐 더욱 그렇다. 초등학생도 휴대 가전 하나 쯤은 갖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신세대 문화를 이해한다고 해도 영화 보는 PMP나 게임기가 무슨 공부와 관련 있다고...’ 생각하기 쉬워 막상 사주기도 꺼림칙하다. 그러나 요즘 새내기들의 공부 방식은 확실히 달라졌다.
◇모든 길이 도서관=성남에서 서울 신촌의 한 대학에 다니는 이 모 군은 집에서 출발할 때 PMP(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꼭 챙긴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시간에 ‘단어 한 자’, ‘영어 한 마디’라도 외우고 공부하기 위해서다.
이 군은 “PMP에 ‘프렌즈(미국 유명 시트콤)’를 넣고 다니면서 틈틈히 회화 공부도 하고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전자사전 기능’으로 바로 단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짜투리 시간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군은 소설도 PMP로 보고 음악도 PMP로 듣는다. 또 강의도 녹음한다.
◇‘U-러닝 시대’=이 군의 경우가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에 없던 학습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학습법은 대학에서도, 사설 학원에서도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교육이다.
한국싸이버대학은 2006학년도 1학기 신입생 및 편입생 전원에게 PMP를 지급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복습하고 싶은 때 언제든 지 다시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학교가 마련한 동영상 강의를 PMP에 다운 받으면 된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도록 보조도구로 PMP를 나눠주기로 했다”며 “다른 대학들도 이 같은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대학 뿐 아니라 고등학생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교육 업계 1위인 메가스터디는 코원시스템과 제휴해 유명 강사들이 출연한 강의를 학생들이 PMP에 저장한 뒤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손은진 본부장은 “학생들은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동 중이나 자율 학습 시간에 공부하려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적합한 제품은=동영상 강의를 보기 위해서는 디지털큐브 ‘아이스테이션 V43’, 맥시안 ‘T-600’, 코원시스템 ‘A2’와 같은 PMP가 적당하지만 IT 기기들이 발달하면서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디지털 카메라도 훌륭한 학습도구가 될 수 있다. 레인콤 ‘아이리버 U10’ 같은 경우 LCD 화면이 2.2인치지만 선명한 화질로 문서를 읽거나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으며 코원시스템 ‘아이오디오6’ 역시 동영상 재생을 지원하기 때문에 각종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아이오디오6’는 저장 용량이 4GB로 회화, 문서, 강의 등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충분히 저장할 수 있다.
전자사전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샤프전자 `CMP-1000’이나 아인텍정보 `LM-550’도 고려할 만하다. 두 제품 모두 컬러 LCD에 동영상, 음악 파일 재생 기능을 갖춰 이동 중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삼성테크윈이 최근 출시한 ‘샵 11 PMP’는 디지털 카메라지만 동영상 재생 기능을 갖췄으며 최신 디지털 카메라들은 캠코더 못지 않은 동영상 촬영 기능과 음성 녹음으로 단순히 사진만 찍는 기기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MP3플레이어나 PMP 등으로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지만 듣기만 하는 것보다 들으면서 쓰기 혹은 읽으면서 듣기 등 2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