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억원 규모의 대형 국방정보화 과제인 공군본부 ‘제1 중앙방공관제소(MCRC) 노후교체’ 사업권 수주를 위한 IT서비스 업체와 외국계 작전용 솔루션 업체간 ‘짝짓기’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삼성SDS·LG CNS·KT 등 3개 IT서비스 업체는 내달 말 2배수로 뽑는 1차 예비 사업자 선정범위에 들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착수한다. 특히 MCRC 사업의 핵심인 전술디지털정보망(TADIL)-J 계열의 ‘링크-16’ 관련 기술력·제안가격 등의 평가에 따라 이번 사업의 수주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컨소시엄 활동 본격화=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은 미국의 TRS·노스롭그루만, 이스라엘의 네스 등 3개 업체와 물밑 접촉을 전개, ‘삼성SDS-TRS’ ‘LG CNS-노스롭그루만’ ‘KT-네스’ 등의 컨소시엄을 각각 구성했다.
특히 LG CNS-노스롭그루만 진영이 일찌감치 구성된 이후 TRS가 삼성SDS와 KT 등 2개 업체를 놓고 컨소시엄 결정을 미루다가 최근 삼성SDS와 손잡기로 하면서 IT서비스 업체와 외국계 업체간 컨소시엄 구성이 급물살을 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MCRC사업 컨소시엄 구성을 계기로 개별 컨소시엄들은 2배수의 1차 예비사업자에 선정되기 위한 입찰 서류 작업에 착수하는 것은 물론 하드웨어 업체·패키지 솔루션 업체의 줄서기도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 장·단점=‘삼성SDS-TRS’ 컨소시엄의 장점은 제1·2 MCRC 구축 경험을 보유, 타 컨소시엄보다 MCRC 내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 유리하다. 그러나 지난 98년 레이시온(현재 TRS)은 쌍용정보통신 등과 함께 제2 MCRC에 이번 사업의 핵심인 링크-16을 설치하는 사업을 수행했지만 구축에는 실패하고 설치 능력을 구비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LG CNS-노스롭그루만’ 진영은 링크-16 과 관련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드웨어와 프로토콜을 포함한 링크-16 원천기술은 미국과 나토가 공동개발했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암호 체계는 노스롭그루만·보잉 등 미국 일부 업체만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시스템 유지보수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이 진영의 단점은 국내 구축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KT-네스’ 컨소시엄의 장점은 사업예산 대비 30% 이상의 가격 경쟁력이다. 특히 미국 업체들이 데이터 링크 기술의 소스 코드 제공을 꺼리는 반면 네스는 한국 측에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단지 이스라엘의 데이터 링크 체계와 미국의 데이터 링크 체계가 달라 호환이 용이하지 않을 것이란 일부 우려가 있지만 이와 관련 네스 측은 ‘단지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공군본부의 고민=공군본부는 지난 98년 11월∼2002년 5월까지 제2 MCRC 사업을 추진하면서 링크-16을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미국 참여업체의 기술력 부족으로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제1 MCRC의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제1, 2 MCRC 체계에 링크-16 기능을 성공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F-15K·조기경보기(E-X) 등 링크-16을 탑재한 첨단 비행기가 도입되기 시작, 미국의 링크-16과 연동이 가능한 데이터 링크 체계를 빠른 시일내 구축·확보해야 한다.
사업 예산이 부족한 것도 고민이다. 이번 MCRC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1430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출될 것으로 예측, 기술력만큼이나 응찰 가격도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항적 자료를 지상레이더에 의존하는 MCRC보다는 저고도 공중감시 영역을 넓히고 지상레이더 기능 상실에 대비하고자 E-X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어 공군본부 입장에선 당장 추가 예산 확보가 어렵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