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그동안 무관세 품목으로 분류된 디지털 비디오 인터페이스(DVI) 탑재 LCD 모니터에 10%의 관세를 부과키로 해 국내 LCD모니터 수출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오는 4월부터 DVI를 탑재한 LCD 모니터를 IT품목(비관세)이 아닌 전자제품으로 분류해 전자제품에 부과하는 10%의 수입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코트라(KOTRA) 타이베이무역관은 이에 대해 “대만 재정부 관세총국에 문의한 결과 오는 4월부터 10% 관세 적용을 추진중인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정되지 않아 대외적으로 공식화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확인했다.
DVI 탑재 LCD모니터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지난해 유럽연합(EU)에 이어 대만이 두번째다. EU는 지난 2004년 디지털TV 등에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19인치 이상 DVI 탑재 LCD 모니터를 가전제품으로 분류해 14%의 관세를 부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만 정부가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대만 DVI 탑재 LCD 모니터 시장에서 30∼4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국내 모니터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EU에 이어 대만에서도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칫 다른 국가로 확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대만 전체 LCD 모니터 시장에서 DVI 모델은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지만 기존 LCD 모니터를 빠르게 교체하는 추세라 적지 않은 수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기 비티씨정보통신 사장은 “EU가 DVI 모델에 관세를 부과하자 국내 업체들은 조립반제품(CKD) 형태로 수출, 유럽 조립공장에서 완제품을 조립해 세금을 피해왔다”며 “대만의 경우 한국업체의 조립공장이 거의 없어 이 같은 대안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EU가 지난 2004년 DVI 탑재 LCD 모니터에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정부가 WTO에 제소하는 등 강력 반발했으며, 이 같은 논란이 일자 EU는 19인치 이하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2006년까지 유예하기도 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