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세무행정은 국가 경영의 초석이 된다. 모든 행정의 시발점은 세수(稅收)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으로 부임한 정민(53) 국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 IT인프라를 접목, 국세 행정의 세계화를 지휘하고 있다.
국내 국세 행정에서 정보화는 두말이 필요없을 만큼 중대해졌다.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한 전자신고 이용률은 법인세 97%, 종합소득세 75%, 부가가치세 72%에 이른다. 미국 등 OECD 여느 선진국과 비교해봐도 톱 수준이다. 전국 국세청 정보화 관련 인력이 800명(보조인력 포함)에 달하고 국세통합시스템(TIS), 홈택스시스템(HTS), 국세정보관리시스템(TIMS), 현금영수증 시스템 등 전산시스템 역시 방대하다. 국세청이 전자정부의 첨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총영사관부터 광주국세청장까지 거치면서 실무 세무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정 국장은 “세무 행정과 세무 정보화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납세 서비스 품질 향상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세무 행정은 납세자 위주의 대국민 행정서비스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정 국장은 먼저 인터넷 대국민 납세 서비스인 HTS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HTS를 더욱 발전시켜 국세청을 대표하는 명품브랜드로 키우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미 2월부터 납세자 스스로 세무 관련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신고, 납부 확인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시작된다. 연말을 목표로 휴대폰, PDA 등을 활용한 유비쿼터스 세무 서비스도 계획해 놓고 있다.
정 국장은 대국민 서비스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무 행정 시스템의 효율화에도 고삐를 바짝 당길 계획이다. TIS를 통해 세원 정보 분석 기법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민원 증명에 필요한 관인도 자동 날인하는 시스템도 곧 구축할 계획이다. 국세행정 정보화 자문위원회도 신설하는가 하면 정보화 사업에서도 성과관리체계를 도입해 업무 타당성도 높여갈 방침이다.
“국세 행정의 전체 업무 현황을 더욱 통합된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장기 정보화 계획은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국세정보아키텍처 프로젝트, 빈곤층 지원 인프라 구축, RFID 기술을 활용한 실물 거래 양성화 프로젝트 등이 국세청의 장기 정보화 프로젝트들이다.
“공무원이 나가서 과세 자료를 수집하는 데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고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세원이 있으면 자동적으로 과세 자료를 포괄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세무관리의 과학화, 개혁화가 더욱 확대돼야 합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