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 속에서도 실적개선 여부에 따라 IT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나 팬택·금호전기·LG텔레콤 등은 ‘조정’이란 단어를 무색케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삼성SDI·신도리코 등은 조정 수준을 넘어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조정장 상향 돌파=증시가 지난달 급락의 충격을 딛고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간 2월 들어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주요 IT주는 팬택·금호전기·LG텔레콤·한솔LCD·씨디네트웍스 등. 이들 회사는 모두 실적 개선이 호재로 작용했다.
팬택은 지난주 후반 잠시 주춤했지만 주중 이틀 연속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회사는 SKY텔레텍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 기대감이 주가를 이끌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팬택에 대해 SKY 합병 효과가 나타나고 하반기부터는 수익개선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호전기는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의 연이은 호평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다.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47% 수준으로 올초 대비 10%P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달 4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텔레콤도 실적개선을 확인하면서 오름세다. 회사는 지난달 6∼7000원대 전후로 움직였으나 이달 초 52주 신고가 기록 후에는 7000원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조정장 하향 돌파=반면 삼성SDI·신도리코·알에프텍 등은 하락 후 반등을 시도하지 못하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SDI는 이달 들어 단 이틀만 올랐을 뿐 연일 떨어졌다. 회사의 10일 주가는 8만9800원으로 1년전 기록한 52주 최고가 12만5000원과는 30%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증권사들은 실적개선 추세가 유효한 만큼 저가매수 기회라고 평했으나 최근 악화된 증시 분위기 탓인지 이렇다할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신도리코는 이달 들어 단 하루도 오르지 못하고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 초 52주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진 회사는 지난 10일 전년 대비 연간 영업이익이 40% 이상 감소했다고 공시하면서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회사는 이날 주당 2000원 현금 배당계획도 같이 내놓았으나 분위기를 되돌리는데 실패했다.
IT주의 등락이 엇갈리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시장이 방향성을 잃어가면서 실적 등 종목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국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시장 불확실성이 높을때는 실적에 대한 편향도가 더 높아진다”며 “지난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실적개선 강도가 강한 것으로 확인된 종목을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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