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시아눅스 개발현장을 가다

한·중·일 3국 개발자들이 아시아눅스 3.0버전 개발 스펙회의를 하고 있다.
한·중·일 3국 개발자들이 아시아눅스 3.0버전 개발 스펙회의를 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서북쪽에 위치한 상지지구 내 소프트웨어(SW)파크. 서울 여의도 면적에 버금가는 이 파크는 중국정부가 SW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SW집적단지다. 오라클·MS 등 글로벌 SW업체는 물론이고 중국 대표 SW업체들의 거대한 개발센터가 모두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눅스가 개발되는 곳은 바로 오라클CDC빌딩 내 2개 사무실이다. CDC빌딩 안에 들어서자마자 정장 차림의 경비원이 철저히 신원을 확인한다. 카드신분증 없이는 개발사무실 출입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보안 유지에 철저하다.

 이곳에서 아시아눅스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가을. 중국과 일본이 개발인력을 파견해 아시아눅스 초기개발을 시작했으며, 2004년 10월에는 한글과컴퓨터가 동참했다.

 아시아눅스 개발실 내부에 들어섰지만 개발에 몰두하는 11명의 한·중·일 젊은 개발자들은 곁눈질조차 주지 않는다.

 “개발과정에 필요한 정보교환은 대부분 e메일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개발실 분위기는 조용한 편입니다.”

 아시아눅스 개발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준 요시다 일본 미라클리눅스 선임개발자(37)가 설명하는 사무실 분위기다.

 2003년 12월부터 이곳에서 개발을 진행해 온 그는 누구보다도 아시아눅스에 애착을 갖고 있다. “더는 레드햇 기반이 아닌 독립된 아시아눅스를 만들고 싶다”는 요시다는 “오는 12월에는 달라진 제품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젊은 개발자들은 현재 아시아눅스 3.0버전 개발에 여념이 없다. 1.0과 2.0 버전을 내놓은 개발팀은 오는 4월 3.0버전 개발에 들어간다. 정식 출시는 오는 12월로 예정돼 있다. 3.0 버전은 가상화와 보안기능이 강화되고 기존 오라클에 이어 일본 히타치에서 개발 엔지니어가 파견돼 개발작업에 동참한다. 4월 아시아눅스코퍼레이션 법인 설립에는 기존 개발인력에 10명이 추가된다. 이 때문에 아시아눅스 개발팀은 오라클CDC빌딩 내 면적이 큰 사무실로 조만간 이전할 계획이다. 아시아눅스 개발에는 특히 오라클의 지원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와타나베 다케시 오라클 개발센터 선임 개발자(38)는 “오라클은 리눅스를 중요 OS로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언브레이커블 리눅스’라는 명칭의 전략을 세워 레드햇·수세·아시아눅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라클은 아시아눅스가 아시아지역의 대표 리눅스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오라클 고객에게 아시아눅스를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아시아눅스는 성장력으로 아시아의 대표 리눅스라는 점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중국 측 참여업체인 홍기리눅스는 2004년 서버용 아시아눅스 1만7000카피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급증, 약 3만카피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미라클리눅스도 3만카피, 한국의 한글과컴퓨터도 5000카피 판매했다.

 개발센터 현장 개발자들은 아시아눅스의 미래에 대해 적잖은 기대를 갖고 있다. 펑창 홍기리눅스 커널개발자(30)는 “한국의 한글과컴퓨터가 합류하면서부터 아시아눅스 프로젝트가 안정되고 개발 작업도 한층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아시아눅스가 글로벌 리눅스로 자리잡게 되는 모습을 볼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이징(중국)=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