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은 냉탕과 온탕을 모두 경험했다. 상반기에는 휴대폰 등 주요 세트 제품의 판매가 정체되면서 공급량이 작년 대비 줄어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를 비롯한 수요처가 활황을 맞으면서 급속히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PCB 업계의 생산 규모는 5조27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91년 생산 금액인 5000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많고 97년 1조3000억원보다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이 규모가 6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PCB 시장의 성장은 표면실장(SMT) 장비 수요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전시회에는 어느 해보다 앞선 표면실장 관련 최신 기술과 장비가 한자리에 모인다. 이전 제품에 비해 더욱 작은 칩을 좀더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이다.
우선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첨단 모바일 실장기술은 0603을 지나 0402 규격의 칩을 처리하는 것이다. 0402는 가로 0.4㎜, 세로 0.2㎜의 매우 작은 크기를 말하며 최근의 표면실장 장비는 이렇게 작은 칩을 빠른 속도로 기판에 실장할 수 있다. 아울러 기능의 복합화와 수동 부품의 수를 줄일 수 있는 SIP·POP 기술을 적용한 패키지 모듈 실장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결국 이번 전시회에 나온 모바일 제품용 SMT장비는 고정밀 실장능력과 부품 수 감소 추세에 따른 생산시간 단축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실장기술도 모바일 제품과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 제품은 1608 이상의 중대형 부품 실장이 일반적이지만 슬림화·고집적화 추세에 따라 올해는 1005 이하의 소형 칩도 처리할 필요가 생겼다.
이번 전시회에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실장에서 저전력 소모를 위한 파워모듈과 인터페이스 보드의 특수 패키지 실장 제품이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또 전시회에 나온 대부분의 장비가 기본적으로 대형보드의 핸들링 능력과 아울러 저밀도 보드의 고효율 실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출품 업체별로 살펴보면 우선 삼성테크윈의 ‘SM320’이 두드러진다. 세계 최고의 제품을 목표로 개발된 이 제품은 시간당 1만8500개의 칩을 기판 위에 장착할 수 있다. 정밀도 면에서도 최대 30미크론 오차 범위를 자랑한다.
미래산업이 만든 ‘Mx-110’도 작은 크기지만 대형 장비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여 눈길을 끈다. 또 조인엔터프라이즈는 지멘스·DEK·오보텍 등 외국의 첨단 장비를 한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장비뿐 아니라 SMT 관련 소재도 다양한 신제품이 나왔다. 에코조인은 이번 전시회에 무연솔더 크림, 바, 와이어 등 무연솔더 관련 전 제품을 출품했다.
무연 크림 솔더는 진공 용해 기술, 진공분말 제조기술 및 환경친화적 플럭스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솔더 원소재부터 솔더제품까지 모두 자체 개발한 것이다. 무연, 무세정, 무염소, 무악취를 실현했으며 용도에 따라 고온, 중온, 저온용 등 다양한 무연 솔더크림을 선보이고 있다.
엠케이전자가 선보인 솔더볼도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은 리드프레임을 대체하는 소재로 정밀한 패키징이 필요한 볼그리드어레이(BGA)나 칩스케일패키지(CSP) 등의 공정에 필요한 제품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특정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에 적합하도록 소구경 무연 솔더볼 제품을 내놓았다.
또 단양솔텍은 무연 크림솔더와 BGA플럭스 등을 선보이는데 균질한 농도와 우수한 점착력뿐 아니라 0.3㎛ 이하의 좁은 피치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정밀 기술이 적용됐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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