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유통사 `샨다` 한국업체 또 뒤통수

`카트라이더` 현지 서비스 앞두고 모방게임 만들어 발표

중국 최대 게임유통 및 개발사인 샨다의 한국 게임업체 농락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 게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관련업계 및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샨다는 중국시장에 곧 서비스될 예정인 넥슨의 ‘카트라이더(현지서비스명 파오파오카팅처)’를 모방한 게임 ‘크레이지카트’의 공개서비스를 지난 주말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전격 개시했다.

 게임 개발사도 아닌 유통으로 시작한 샨다가 부랴부랴 ‘카트라이더’를 그대로 베낀 게임을 자체 개발해 중국 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전형적인 ‘한국산 온라인게임 흔들기’란 고도의 포석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중국시장에 서비스해 시장 1위에 올라섰고, 나스닥까지 상장한 기업이 이제 덩치를 앞세워 한국 게임업체에 총부리를 되돌렸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극비리에 추진돼온 샨다의 ‘크레이지카트’ 계획은 넥슨과의 ‘카트라이더’ 중국서비스 계약이 틀어진 결정적 원인으로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넥슨의 ‘비엔비’로 중국 동시접속자수 70만명을 기록하면서 긴밀한 우호관계에 있던 양사에 틈이 벌어지고, 결국 넥슨이 샨다 대신에 스지티옌청을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파트너로 선택한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크레이지카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이 휩쓸던 중국 온라인게임시장에 이제 막 불기 시작한 캐주얼게임 장르만큼은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말자는 중국 정부와 업계 간 교감도 샨다의 이 같은 최근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게임업체 관계자는 “현재 판호를 신청중인 ‘카트라이더’에 중국정부가 판호 부여를 미루는 동안 ‘크레이지카트’는 시장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 정부와 기업의 반(反)한국게임 공조가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샨다는 현재 중국인민법원에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의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 양사의 법정 분쟁은 샨다가 초고속 성장의 도화선이 됐던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를 고스란히 베낀 ‘전기세계’란 온라인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하면서 발단이 됐다. 겉으로는 ‘미르의 전설2’를 중국에 서비스하면서 뒷전에선 모방 게임을 만들어 원 개발사인 위메이드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법원이 판결을 3년째 미루는 사이 ‘전기세계’는 지난 2003년 10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해 ‘미르의 전설2’가 거둬들인 매출을 능가하는 돈을 이미 쓸어간 바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