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김쌍수식 블루오션 전략 구체화

LG전자, 김쌍수식 블루오션 전략 구체화

 LG전자(대표 김쌍수)가 환율 하락, 고유가 등 불안한 경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졸라매고 창조하는’ 이른바 ‘ERRC 운동’을 강화한다.

 불요불급한 비용과 업무 프로세스 등을 제거(Eliminate)하거나 축소(Reduce)하지만, 성과 극대화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Raise)하고 미래 신사업에 대한 신기술 개발(Create) 역량을 키우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다. 각 사업본부장은 김쌍수 부회장이 올해 경영 전략으로 내세운 ‘블루오션’이 구체화됐다며, 긴장하는 표정이다.

 ◇제거하고 축소하라=연구에서 생산에 이르는 ‘리드 타임을 50% 단축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LG전자 4개 사업본부는 각 단계별로 기존 운용중인 내부 혁신(TDR) 활동 프로그램을 강화, 불필요한 비부가가치 업무를 제거하고 있다. 협력사로부터 부품이 납품될 때 사전 품질 검사를 통해 불필요한 시간을 제거해 나가는 활동도 함께 추진한다.

 일반 경비를 20% 축소하라는 내부 지침도 하달됐다. 지난해에 이어 연이은 긴축 재정이다. LG전자는 본사 및 각 본부 공통으로 업무추진비(회의비·복리후생비·접대비)와 국내외 출장비, 도서인쇄비, 소모품비 등 일반 경비를 20% 삭감키로 했다.

 불요불급한 해외 출장 등을 줄이는 대신, 영상회의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국내 출장시 항공편 이용을 자제하는 대신 철도 등 대중 교통을 이용키로 했으며 점심시간 소등, 일회용품 사용 자제 등 절전 운동을 확대하는 갖가지 ‘자린고비 전술’도 시행한다.

 ◇강화(Raise)하고, 창조(Create)하라=사업 성과 극대화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는 더욱 강화된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개인성과보상(Great Incentive) 제도 수혜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내부 경쟁 체제를 강화해 우수한 임직원에게 확실한 당근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핵심기술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올 한 해에만 2500명 수준의 R&D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석·박사 비중을 높여나가고 인도·러시아의 소프트웨어 인력 등 해외 우수 인력 채용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블루오션 시장 창출을 위한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도 대폭 강화된다. LG전자는 본사에 블루오션인스티튜트(BOI:Blue Ocean Institute)를 마련, 사업본부마다 구성된 블루오션실의 중장기 비전 등의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블루오션 경영전략 공유’ 시스템도 구성됐다. LG전자는 각 제품군별로 연간 1개 이상의 블루오션 신제품을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김쌍수식 블루오션=김쌍수 부회장은 지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비상 경영을 한다고 해서 무작정 줄이고 보자는 식의 긴축 경영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비상 경영과 함께 조직의 체질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 ‘이기는 LG전자’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김 부회장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회사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줄일 것은 철저하게 줄이되 생산성 향상을 극대화하라는 지침이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도 새해 들어 신사업 및 통합 마케팅 총괄(CMO) 기능 강화를 위해 직접 나서 글로벌 마케팅을 챙기며 독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마케팅 카운실(Council)을 운영, 북미·유럽·중국 등 지역별 마케팅 전략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MC·DD·DM·DA 사업본부장 등 해당 사업 부문 총괄들은 본부별 책임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김 부회장의 지침은 곧 사업본부장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사업을 발굴해 나가되 경영 성과만큼은 직접 철저하게 묻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본부장 및 산하 사업부장들은 각 사업부문별로 사업 과제를 조정, 비상 경영 타개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