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70억원이나 줄었다. 신규로 진출한 e마켓플레이스 ‘GS이스토어’ 마케팅에 뭉칫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실적이 나오자 일제히 매도 주문을 냈다. 주가도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수익성 악화 주범으로 GS이스토어를 꼽고, 가뜩이나 e마켓업계의 경쟁이 격화돼 사업성은 더욱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GS홈쇼핑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해 e마켓 인력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GS이스토어는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100억원대 마케팅 예산이 투입된다. 2년 전부터 TV 홈쇼핑 성장세가 멈추면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 데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GS홈쇼핑 뿐만이 아니다. CJ홈쇼핑·현대홈쇼핑·우리홈쇼핑 등 경쟁사도 비슷한 고민으로 올해 ‘뉴 비즈니스’에 뭉칫돈을 쏟아붓기로 했다.
◇뭉칫돈 투자 ‘러시’= 홈쇼핑업계가 차세대 먹거리로는 ‘e마켓’ ‘t커머스’ ‘해외시장’ 세 가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TV홈쇼핑 매출 정체가 뚜렷해지고, 카탈로그 매출 성장세도 10% 안팎으로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e마켓’은 지난해 GS홈쇼핑이 처음 뛰어든 것을 시작으로 CJ, 현대 등이 올해 잇따라 가세할 계획이다. CJ홈쇼핑은 오는 4월 오픈을 목표로 아예 별도 조직과 사무실을 열고 막바지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현대홈쇼핑도 이르면 올해 3분기에 e마켓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태스크포스를 가동중이다.
이 두 회사는 e마켓 론칭 비용으로 올해 200억∼300억원의 거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t커머스도 레이스가 시작됐다. GS와 CJ는 작년 12월부터, 현대는 지난 달부터 t커머스 서비스를 론칭했다.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이벤트 등에 업체마다 50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GS·CJ·현대 등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우리도 올해 중국진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중이다. 또 현대와 우리는 각각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도 개척할 방침이다.
◇장밋빛 vs 회색빛=홈쇼핑업계 뉴비즈니스를 놓고 전망은 엇갈린다. 막대한 비용에 비해 실적 호조는 더디다보니 논란은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한쪽에서는 “수익을 도외시한 성장전략”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턴 어라운드를 위한 성장통”이라는 옹호론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적어도 200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GS가 가장 먼저 추진한 e마켓이 흑자로 전환하는 데 앞으로 2년 이상이 필요한데다 t커머스를 위한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지난 2003년 불투명한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CJ가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동방CJ홈쇼핑’이 올해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희망의 메시지로 보고 있다.
김기호 GS홈쇼핑 EC사업부장(전무)는 “전통적인 TV사업 매출이 정체되면서 홈쇼핑업계는 미래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결국 거금이 필요한 신규사업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자해 투자비용 회수 시기를 앞당기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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