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이오티·비오이하이디스, 엇갈린 투자 행보 올해도

 중국 비오이(BOE) 그룹의 LCD 사업 양대 축인 비오이오티(베이징)와 비오이하이디스(경기도 이천)의 엇갈린 투자 행보가 올해에도 지속된다. 중국에 기반을 둔 비오이오티가 양산 규모 확대 및 신규 라인 건설 등에 필요한 대규모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반면 국내 터전인 비오이하이디스 투자는 연구개발 및 장비 보완 등에 국한될 전망이다. 지난 2003년 비오이그룹이 비오이하이디스를 인수한 이후 지속된 비오이오티 중심의 투자 쏠림 현상은 예년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오이오티, 성장 가도 = 지난 해 5월 5세대 LCD 양산 가동에 돌입한 비오이오티는 현재 월 6만장(유리기판 기준) 수준의 생산 규모를 상반기에 8만5000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07년과 2009년을 전후로 베이징에 5세대 이상 LCD 2개 라인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중국 내 경쟁업체 SVA―NEC가 올해 초 7세대 라인 건설을 위한 4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한만큼 비오이오티의 차세대 라인 투자 또한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비오이오티는 비오이하이디스가 생산했던 모니터용 LCD를 비롯 부가가치 높은 TV용 대형 LCD 제품으로 생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오이오티는 대만 LCD 패널 제조업체 TPV 및 중국 OTPV와 오는 2008년까지 향후 3년간 23억달러 규모의 모니터 LCD용 패널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대규모 공급 계약을 위한 초읽기에 돌입했다.

◇비오이하이디스, 성장 한계 = 지난 2003년 매출 8000억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한 비오이하이디스는 2004년 매출 7112억원과 영업적자 362억원를 기록하는 등 급전직하했다. 이는 차세대 투자가 전무한 가운데 3.5세대 이하 소형 3개 라인만을 보유한 비오이하이디스가 규모의 경제 논리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비오이하이디스는 10인치 미만 중소형 모바일 부문을 중심으로 태블릿PC용, 의료·게임· 항공기 등 특수 애플리케이션 제품에 초점을 맞춰 생산 라인을 특성화, 사업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특히 중소형 시장의 경우에 샤프 등 일본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도 이 부문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비오이하이디스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비오이그룹, 자승자박? = 비오이하이디스를 인수한 후 국내 투자가 전무한 비오이그룹의 행보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오이그룹이 사실상 비오이하이디스에 대한 투자를 실행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비오이하이디스의 생산공정 설계 및 제품생산 기술을 전수받아 중국에서 성장 가도를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오이오티는 5세대 라인 가동 3개월여 만에 월 생산 규모에서 한달 앞서 5세대 라인을 가동한 SVA-NEC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결과는 비오이하이디스가 확보한 양산 기술을 전폭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초절전 LCD 개발 기술과 액정배양 기술, 광시야각 기술 등을 자체 개발해온 비오이하이디스에 대한 신규 투자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 차세대 경쟁의 핵심 요소인 기술 경쟁에서 비오이그룹의 우위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자칫 향후 차세대 LCD 시장 경쟁에서 비오이오티는 물론 비오이그룹 전체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