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끝> 제2의 창업
2003년 입주한 신사옥 건물에는 코맥스의 지난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1960년대와 70년대를 장식했던 인터폰과 도어폰, 이후 등장한 비디오폰, 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홈 네트워킹 시스템과 홈 오토메이션 장비에 이르기까지 지난 40여년을 총망라해 놓은 공간이다. 제품 하나하나의 면면을 들여다보노라면 때론 오랜 산고끝에 낳은 자식을 보는 듯 싶기도 하고, 때론 시집보낸 딸을 보는 듯한 감회가 있다.
국내 최초 비디오폰 부문 UL 마크 인증, 80여개국 상표 등록, 세계 100여개국 수출, 5년 연속 품질 경쟁력 50대 우수기업선정, 천진중앙전자유한공사 2년 연속 최우수 외국기업 선정, 2년 연속 굿 디자인상 수상, 2004년 5000만불 수출탑 수상 등 돌이켜 보건대 우직하게 고집해 온 외길 인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일견 보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슴 한 켠에는 해소되지 않은 갈증이 남아있다. 그것은 내 스스로 만족하고 감동할만한 `최고의 제품`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전시관에서 정녕 만나고 싶은 제품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코맥스 최고의 제품인지 모르겠다.
21세기를 맞으며 코맥스는 새로운 기업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2007년까지 영상정보통신 분야의 글로벌 톱 브랜드(Global Top Brand)가 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진척시켜 왔다. 그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비디오 도어폰 중심의 기업 구조를 홈네트워크 선두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설 연구소 및 영업 인력들이 대거 홈네트워크 사업에 투입되었고 다양한 관련 서비스 개발이 연계진행되었다. 여기에는 건설사를 위시한 다양한 관련 업체들로 이미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가 큰 역할을 해주었다.
기축 주택인 의왕과 용인의 주공 아파트 단지, 광주 과학 기술원 사택 등 총 100세대에 무선 가스, 조명, 진료, 방범 서비스를 구현하고 지난 해 잠실에 신축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907세대에 자체 개발한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홈네트워크 전문 기업으로서의 자리매김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특히 2004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KT 컨소시엄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을 주관하고 내년까지 추진되는 ‘천만 가구 디지털 홈 구축 사업’의 핵심 주체로 선정된 것은 `글로벌 톱 브랜드` 실현이 결코 지나친 욕심이 아니라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올해부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홈네트워크 시장 진출에도 가일층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다. 그 첫 신호탄은 이미 발사되었다. 중국 복주시의 고급 아파트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수주한 것이다. 이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코맥스는 세계적인 홈네트워크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다.
올해로 코맥스는 창립 38주년을 맞이했다. 1968년 처음 인터폰 사업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도어폰’ 개념을 도입하고 홈 네트워크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지난 세월이 때로 암담하고 때로 환희에 찼던 순간들이 장면장면 머릿속에 펼쳐진다. 지금 코맥스는 새로운 38년의 역사를 시작하려 한다. 시대의 요구와 변화의 흐름을 읽고 한 발 먼저 앞서나갈 수 있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려고 한다. 코맥스는 `제2의 창업기`의 문을 연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결단의 순간 앞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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