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재·공정 분야에서 시스템, 환경 및 에너지 분야까지 나노 기술의 통합 연구가 가속화되면서 나노 기술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나노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해 작고 얇으면서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공정 기술의 일환으로 기능성 코팅과 표면처리, 방열 소재 기술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나노 산업 전시회 ‘나노텍 2006’에서 일본의 주요 전기전자 분야 대기업은 소재·공정 등 기반 기술에서 반도체 소자와 가전, 바이오 및 의료, 환경·에너지까지 생활의 전 분야에 걸쳐 나노 기술을 통합 적용한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이는 산업계가 그동안 ‘과학’ 단계에 머물던 나노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를 시장으로 현실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민구 나노기술연구협의회장은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응용 제품이 등장하는 추세”라며 “상용화를 위한 부품소재와 공정 장비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나노가 생활을 바꾼다=후지쯔·히타치·도시바 등 대기업은 고집적 반도체용 나노 소재·공정 기술과 에너지·환경·바이오 분야 기술 등을 공통적으로 선보였다. 나노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고집적 반도체로 첨단 디바이스와 이를 가동할 연료전지 등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바이오·환경까지 일관 기술을 확보해 일상에 깊숙이 침투한다는 전략이다. 후지쯔는 탄소나노튜브(CNT)를 반도체 층간 인터커넥터나 발열 범프로 사용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히타치는 반도체용 나노 소재와 함께 태양전지·공기정화 가전 등 가전·에너지 분야 나노 기술을 함께 선보였다.
◇기능성 확보에 주력=첨단 나노 코팅 및 표면처리, 방열 기술 등 나노 단위에서 소재를 정밀 가공해 독특한 기능성을 부여하는 기술도 대거 선보였다.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더 작고 얇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표면코팅, 필름 등을 통해 기능성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공이 없이 치밀해 강도가 향상된 실리콘카바이드(SiC) 코팅과 발열 효율이 높은 나노 폴리머 소재 등이 주목받았다.
◇나노에 도전하는 한국기업들=삼성전자와 LG전자를 선두로 다양한 소재 및 장비 업체가 참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0㎚ 16Gb 낸드플래시와 나노 기술을 적용한 대용량 광디스크 등을 각각 선보였다. 나노클러스터는 자동차·항공 부품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과 티타늄 분말을 10㎚ 크기로 대량 생산해 관심을 끌었고 클러스터인스트루먼트는 전자부품·바이오 분야에 쓰이는 CNT 분산 용액을 내놓았다. 세메스는 CNT 대량 합성장치와 CNT CVD 장비를 선보이는 등 소재·장비 분야의 다양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일본 나노텍실행위원회 마쓰이 다카히로 사무국장은 “최근 나노의 주요 시장이 계측 등 R&D 분야에서 응용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며 “나노 시장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일본)=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