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업계 `R&D는 국내, 마케팅은 해외`

국내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업계의 해외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R&D는 한국, 마케팅은 해외’라는 공식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아로직·MCS로직·텔레칩스·애트랩 등 팹리스 업체는 해외에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하며 마케팅 활동을 한층 활발하게 진행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R&D 조직 확대 및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에서는 기술을 중심으로 성장 발판을 다지고, 해외에서는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코아로직(대표 황기수 http://www.corelogic.co.kr)은 중국과 유럽 사무소를 설립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미국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 법인 설립은 미국 현지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현지법인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신규제품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170여명의 인력을 23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충원되는 인재 대부분이 R&D 인력이 될 전망이다.

 중국 선전에 영업사무소가 있는 MCS로직(대표 남상윤 http://www.mcslogic.co.kr)은 중국세트업체와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화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 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지난해부터 법인 설립허가를 위한 체제를 갖춰 이르면 다음달 베이징에 중국법인이 문을 열 예정이다.

 남상윤 MCS로직 사장은 “굳이 법인을 설립하려는 이유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중국에 잘 팔겠다는 정도가 아닌 중국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더욱 큰 그림에서 나온 것”이라며 “한국의 우월한 기술력으로 중국 현지화까지 할 수 있기 때문, 결국에는 한국은 R&D의 핵심으로, 중국은 마케팅의 핵심으로 이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칩스(대표 서민호 http://www.telechips.com)는 다음 달 미국 시애틀에 지사를 설립한다. 미국 대규모 유통 시장을 공략하고 DRM 솔루션 관련 MS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회사는 이와 함께 국내 R&D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 등 해외에서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애트랩(대표 이방원 http://www.atlab.co.kr)은 설립 초기부터 ‘한국은 R&D, 마케팅은 해외에서’라는 이원화 전략을 위해 이름 자체를 ‘at Lab’으로 지었다. 지난해 미국에 100% 자회사 액트온을 설립, 미국 대기업에 문을 두드리며 시장을 공략중이다. 이 회사는 국내를 R&D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최근 인도 출신 엔지니어를 충원하기도 했다.

 김휘원 반도체산업협회 과장은 “지금까지 팹리스 업체의 주력 매출은 국내 세트업체를 대상으로 한 사업에서 나오거나, 수출에서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대리점 중심의 간접 해외영업을 통해서였다”며 “최근 들어 국내 업계가 지사나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직접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해외 기술도 받아들이면서 R&D 조직을 집중 육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