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유리 제조업체인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가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이는 지난 2∼3년간 LCD와 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FPD)의 약진으로 브라운관 TV 및 컴퓨터 모니터 시장이 위축돼 브라운관 유리 수요가 급감하는데다 수요 기업의 사업 철수가 잇따르는 등 총체적 위기에 대한 정면 돌파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다.
특히 지난해 전례 없는 라인 가동 중단과 감산, 구조조정 등 혹독한 시련을 겪은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는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 및 신규 사업 등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면모를 일신할 방침이다.
◇계속되는 악재=지난해 지속된 판가 하락 및 환율 하락은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는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 모두 매출 및 영업이익이 지난 2003년과 2004년보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결과로 연결됐다.표 참조
뿐만 아니라 올해 초에는 삼성SDI와 함께 전 세계 브라운관 유리 최대 수요 기업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가 올해 초 유럽지역 지주회사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홀딩스BV를 비롯, 네덜란드·독일 등 3개 법인에 대해 지불 불능에 따른 법적 보호를 신청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조치는 전체 생산량의 15% 감축을 의미한다. 또 지난해 연말 세계 6위 브라운관 TV 및 컴퓨터 제조업체 오리온전기의 해산 또한 브라운관 유리 수요를 대폭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위기가 곧 기회=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는 비록 브라운관 유리 수요 정체가 불가피하지만 유럽과 미국·중국을 제외한 제3 시장을 중심으로 브라운관 수요가 향후 5∼10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온갖 악재 속에 미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산감액 등을 실시한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는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일본전기초자 등 경쟁업체의 생산라인 철수와 감산이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코닝 관계자는 “LCD와 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가 급팽창하는 가운데 지난해 브라운관 유리 수요는 지난 2004년에 비해 3000만장 줄어드는 데 그쳤다”며 “일본 업체의 시장 철수가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희망적인 분석을 내놨다.
◇기업은 변신중=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는 생산 비용을 줄여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슬림브라운관 유리 등 신제품 개발, 신규 사업 등을 통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코닝은 올해 ‘디지털 전자정보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 아래 △PDP 필터 △면광원 BLU △ITO 타깃 등 4대 신규 사업을 중점 육성, 전체 매출의 50% 이상으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코닝은 BLU·연구소·생산기술·전략기획 등 전 부문에 걸쳐 석·박사 등 고급 인력과 생산직 인력 채용에 돌입했다.
한국전기초자 또한 초대형 TV유리와 평면유리, 강화유리 등 고급 제품 개발 및 양산에 박차를 가해 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합작 투자한 LCD 유리기판 제조 공장 ‘아사히초자 화인테크노 한국(AFK)’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수익 창출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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