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데이터방송 규격 ACAP 한국이 세계시장 선도

 우리나라가 지상파 데이터방송 규격인 ACAP(Advanced Common Application Platform)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미 시험방송이 진행중이며,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지상파 데이터방송 수신이 가능한 셋톱박스가 ACAP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식(ATSC) 디지털방송을 선택한 국가들에 대한 데이터방송 장비 및 수신기 시장 선점도 기대된다.

◇세계 첫 인증환경 구축=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세계 최초로 ACAP 수신기를 시험 인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는 TTA와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에어코드로 구성된 데이터방송 수신기 관련 산업계의 전문가 그룹이 공동 협력을 통해 맺은 결실이다.

ACAP에 대한 표준 적합성 시험인증 기준은 표준을 만든 미국에도 아직 없다. TTA는 시험규격을 마련하는 한편 8000개 이상 되는 방대한 분량의 시험규격에 드는 작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시험할 수 있는 자동화시험기(ATE)도 개발했다. 이와 함께 TTA는 데이터방송 인증을 획득한 제품에 부착하기 위해 ‘데이팟(DAPOT)’이라는 로고도 만들었다. 방송 플랫폼에 따라 지상파·위성·케이블로 나뉘며, 소비자는 대이팟 로고가 부착된 TV나 셋톱박스를 구입하면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

◇본방송 ‘레디’=KBS·MBC·SBS·EBS 지상파 4사는 시험방송 등을 통해 본방송 준비를 마치고 큐사인을 기다리고 있다. KBS를 제외한 3사는 ACAP 데이터방송 본방송을 위해 방송위원회에 ‘지상파방송사업 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방송위의 허가추천이 나면 정통부 허가를 거쳐 곧바로 본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 신청서를 낸지 한 달이 넘도록 후속조치가 없지만,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본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로선 우리나라 본방송이 시작되면 지상파 방송을 통한 ACAP 데이터방송의 세계 첫 본방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 선점 유리=지난주 삼성전자의 HD급 셋톱박스가 TTA로부터 세계 최초로 ACAP 인증을 받았다. 이어 이르면 다음 주중 삼성전자의 디지털TV도 ACAP 인증을 획득할 전망이다. 이들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ATSC 방식을 채택한 북미 등의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방송 시스템 및 미들웨어 개발업체인 에어코드(대표 오영식)는 시험방송을 통한 시스템 안정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멕시코 최대 방송사인 텔레비자를 통해 남미시장에 진출했다. 에어코드는 또 ACAP 채택이 유력한 브라질에도 테스트베드 시스템을 공급했다. TTA 이근구 팀장은 “향후 본방송이 시작되면 상용제품 공급 경험이 있는 국내 가전업체의 해외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