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시스템 입찰 마쳤지만…

 공공기관 프로젝트 입찰에서 공사 업체 선정의 최종작업인 가격개찰을 마치고도 당락업체를 발표하지 못하는 기이한 상황이 발생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323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2단계 통합경비보안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수행 사업자 선정을 위해 지난 22일 사실상 마지막 작업으로 평가되는 가격개찰을 실시했다. 하지만 삼성SDS컨소시엄, LG CNS, SK C&C 등과 경합을 벌여온 포스데이타 컨소시엄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기 다른 두 개의 가격을 공사측에 제시, 입찰경쟁 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가격개찰과정에서 포스데이타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가격 제안서 전문에는 309억원을, 가격 입찰서에는 219억8900만원을 각각 써내면서 시작됐다. 함께 입찰에 참여한 SK C&C는 231억원을 써냈다. 이번 사업은 기술점수 90점 이상인 업체 중 최저가격을 써낸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는 2단계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스데이타가 제출한 219억8900만원을 공사가 인정하면 포스데이타가 사업권을 따지만 309억원을 인정할 경우 사업권은 SK C&C에 돌아가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가격 제안서 제출 전 공사 측에 문의한 결과, 2개 가격을 제안해도 된다는 답변을 얻은 바 있다”며 합법적인 조치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사 조달지원팀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 현재 법무팀과 공동으로 ‘공사물품구입유의서’ 등 관계 법조문의 법리해석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일단 업체 선정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유보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가 되는 SK C&C의 입장은 다르다. SK C&C 관계자는 “이번 건은 시험 답안을 두 개 제출한 격”이라며 “특히 최저가를 써낸 입찰서는 이번 프로젝트용도 아닌 일반 양식”이라고 반박했다.

 문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공사측은 업체 선정작업 보류를 선언하고, 법률 검토를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의 사업자 선정작업은 당초 이번주로 예상한 확정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기호 공사 조달지원팀장은 “공사내 답변자를 조사한 결과 포스데이타측 설명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며 “고문 법률단 등을 동원, 이르면 이번 주말께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사업비 323억원 규모로 오는 2008년 6월까지 추진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보안센터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외곽침입감지 △출입통제 △침입감지 △영상감시 △경비통신 등 공항 안팎의 보안 인프라 시스템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공사측은 지난달 기술적격 업체로 포스데이타 컨소시엄과 SK C&C를 비롯해 삼성SDS 컨소시엄· LG CNS 등 4개 업체를 선정한 바 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