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할인매장, 인테리어 고급화

한국까르푸가 지난 달 오픈한 경기도 화성시 병점점 가전매장은 백화점 매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화려하게 꾸며졌으며, PDP와 LC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전면에 배치됐다.
한국까르푸가 지난 달 오픈한 경기도 화성시 병점점 가전매장은 백화점 매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화려하게 꾸며졌으며, PDP와 LC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전면에 배치됐다.

 월마트코리아 경기도 용인 구성점은 지난 달 내부 인테리어를 새 단장해 오픈했다. 이 곳에는 세계 1위 유통업체 월마트의 상징인 ‘창고형 인테리어’가 사라졌다. 백화점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고급스러운 가전과 식품매장이 원스톱으로 펼쳐진다.

 지난 달 21일 개장한 한국까르푸의 32번째 점포 화성시 병점점. 이 곳은 아예 처음부터 백화점식 인테리어를 표방했다. 1층에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는가 하면 고급 브랜드 의류도 12개나 입점시켰다. 가전매장도 프리미엄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 1, 2위의 할인점인 월마트와 까르푸가 경영전략을 바꿔 ‘한국형 할인점’으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어지럽게 물건을 쌓아 놓은 창고형 매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고급 인테리어로 치장한 백화점 같은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인테리어보다는 싸고 질 좋은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던 세계 정상의 고집이 한국 소비자들의 깐깐한 입맛에 퇴색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까르푸는 병점점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새로 오픈하는 점포를 모두 ‘한국형 할인점’으로 꾸미기로 했다. 또 올해 전국 6개 점포를 백화점식 매장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월마트코리아도 구성점을 시작으로 올해 인천 계양점, 부산 서면점 등 전국 10개 점포를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리모델링은 주로 가전이나 식품 매장의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데 맞춰져 있다. 특히 가전매장은 백화점처럼 별도의 섹션 공간으로 꾸며지는가 하면 프리미엄 제품존이 새로 생기는 추세다.

 한국까르푸 김혁 가전담당 부장은 “예전에는 가격이 싸다는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요즘에는 PDP와 LCD TV와 같은 프리미엄존이나 고급 브랜드 가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백화점이나 전자전문점의 고급 인테리어를 수시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서비스 문화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이 서구형 창고 매장을 철저하게 외면했기 때문이다. 지난 96년 나란히 한국시장에 진출한 월마트와 까르푸는 현재 할인점 업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국형 할인점’을 표방하며 99년 뒤늦게 한국시장에 뛰어든 홈플러스는 이마트에 단번에 2위까지 올라섰다.

 한국까르푸 이은경 이사는 “본사 차원에서도 공산품을 싼값에 파는 방식으로는 한국에서 도저히 토종 할인점과 경쟁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대대적인 리모델링 바람이 부는 올해가 한국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