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고객관리,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열린마당]고객관리,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최근 통신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객 요구사항이 다양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오라클은 아·태지역 통신사업자들이 고객관리나 수익증대 압력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시장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IDC와 공동으로 지난 6월 한국을 포함한 12개 아시아 국가의 59개 통신사업자(91개 자회사 포함)를 대상으로 익명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일관성 있는 360도 전방위 고객응대를 하지 못하고 있어 고객 만족에 부응하거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 아·태지역 통신사업자가 단편적인 고객 정보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원인은 고객관리 전략이 부족하고 고객 접점을 이루고 있는 채널을 통합하는 IT시스템이 분산돼 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영업기회를 창출해 고객당 매출을 올리기 위한 핵심은 무엇일까. 그 대답은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효과적인 고객관리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일관성 있는 360도 전방위 고객관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3분의 2가 넘는 사업자들이 ‘단일고객인식(Single customer Identity)’에 실패하고 있었다. 즉, 영업·서비스·빌링 등의 업무 프로세스에서 어떠한 고객이 하나로 인식돼야 하는데, 고객 데이터가 통합되지 않아 업무마다 다른 복수 고객으로 인식되는 사례가 많았다.

 한국도 특정 고객이 기업상품과 개인상품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을 때 복수 고객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고객관계에 대한 참조 모델과 유연성이 부족한 상품 구조에서 기인한다. 한국은 통신서비스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데 반해 고객관리는 아직도 허점이 많아 보인다. 고객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통신업체들은 하루빨리 고객 관리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둘째, 질 좋은 고객 개인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고객 채널을 통합해야 한다. ‘누가 무엇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고객 이해가 부가서비스 판매수익 증대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조사에서는 70∼80%의 사업자가 고객 개인정보 획득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또 90% 이상이 즉각적인 영업기회 생성을 위해 고객 개인정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은 한 무선 사업자만이 콜센터에서 고객 프로파일을 획득하고 교차·상향 판매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처럼 질좋은 개인정보 획득을 위해서는 콜센터, e메일, 단문메시지서비스(SMS) 및 웹 등 광범위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합해야 한다. 여기에는 채널 전략과 재설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일관성 있는 고객응대를 위해서 고객정보를 통합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콜센터와 e메일 간의 채널이 통합된 사업자는 전혀 없었고, 단 1%의 유선 사업자만이 고객과 상담원이 전화 통화하는 동안 고객이 이전에 보낸 e메일을 조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e메일 자체에 대한 맞춤형 응답은 일부 제공하고 있으나, 콜센터에 문의할 때 사전에 e메일로 문의한 것을 조회할 수 없었다. 채널뿐만 아니라 고객정보 통합도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결과이다.

 통신사업자의 고객관리는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제대로 통합해야 한다. 데이터와 채널 통합. 누구나 아는 쉬운 방법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고객중심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인프라다.

◇에시 칼렉 오라클 통신사업부 수석부사장 akhalek_kr@orac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