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이젠엔터테인먼트 신욱호 본부장

이수영 사장이 설립한 이젠엔터테인먼트가 온라인축구게임 ‘레드 카드’로 캐주얼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웹젠 창업자로 ‘뮤’를 내놓은 이후 오랜만의 신작으로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만들고 있다.

그래선지 게임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신욱호(32) 본부장의 어깨는 무겁다. 어린 나이지만 다양한 경력과 경험으로 업계에 이름이 높은 그도 부담이 적지 않다. 회사의 앞날과 새로운 게임을 성공시켜야할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신 본부장을 만나봤다.

신 본부장은 게임업계에서 유명 인물이다. 세무사, 게임전문기자, 마케터, 본부장 등 화려한 수식어를 항상 달고 다녔다. 그 어렵다는 세무사 시험에 통과해 장밋빛 인생이 보장됐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연수원에서 뛰쳐 나왔다. 지금도 다시 연수만 받으면 세무사 사무실을 낼 수 있으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 발로 뛰는 게 체질

 현재 위치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좋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미래가 너무나 불투명한 게임기자에 지원해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즐겼던 게임은 그에게 만족감을 선사했고 게임업계를 종횡무진하며 맹활약을 떨쳤다.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제 적성에 맞았어요. 사무실에 앉아 서류만 뒤적이는 것보다 훨씬 좋았지요. 기자가 되곤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았어요.”

하지만 게임기자의 길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2년 남짓한 기자생활을 접고 다시 마케터로 변신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으나 여러 분야를 섭렵하고 싶은 욕심에 과심히 펜을 놓았다. 게임을 평가하고 세상에 알렸던 직업에서 포장과 판매로 위치를 바꾼 셈이다.

그는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자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게임산업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달려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러던 어느날 이수영 사장이 신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얼굴 한번 보자는 말을 남겼다.

 

 # 이 사장이 연락해 함께 일할 것 제안

 당시 이수영 사장은 이슈 메이커였고 웹젠으로 최고의 여성 리더로 각광받았던 존재였다. 기자생활 때부터 친분이 두터웠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찾아간 그에게 이 사장은 깜짝 놀랄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는데 와서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잠시 망설였으나 신 본부장은 흔쾌히 승락했다. 자신의 손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며 성공신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이 그를 움직였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신 본부장은 개발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본부장이라는 총괄자의 입장에서 개발팀을 컨트롤하고 다독여 주는 일이 가장 큰 숙제였다. 이 외에도 작은 업무라도 도맡아 처리했기에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 가장 낮은 사람이 바로 나

“전 본부장이라는 위치에 있지만 뒷치닥거리를 하는 존재입니다. 저희는 벤처 기업이라 조직과 업무에 틈새가 있을 수 있죠. 그걸 메꾸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온갖 잡무를 혼자 다 하죠. 재미는 있지만 몸은 조금 힘드네요. 하하하….”

현재 그가 주력하고 있는 작품은 ‘레드 카드’다. 온라인축구게임인 이 작품은 조만간 오픈베타테스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처음 기획할 당시에는 2006년에 월드컵이 개막된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어느날 회의를 하다 알게 됐고 그때 운이 따라 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타 업체에서 유사한 작품을 개발한다는 소식도 들었지만 전혀 고민하지 않았고 개발자를 믿고 밀고 나갔다.

“전 일년짜리 신입사원입니다. 잘 모르는 철부지가 이제 겨우 조금씩 알게 됐어요. ‘레드 카드’를 필두로 앞으로 이젠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