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 게임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다른 어떤 장르보다 조작이 어려울 뿐 아니라, 빠른 경기 진행이나 원샷 원킬의 긴장감이 초보자의 공략을 쉽게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선가 누군가의 무슨일이 생기면∼ ♬” 나타는 ‘짱가’ 처럼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해 “맨손으로 저격수를 때려잡고 수류탄을 철근처럼 씹어 먹으며 달리는 동료 앞에 섬광탄을 던지는∼”도우미 모기자가 나섰다.
가려운 곳을 팍팍 긁어주는 효자손처럼 초보에서 고수로 태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줄 ‘서든어택’ 고수에게 배운다. 그 속으로 한번 빠져 봅∼시다! 고! 고! 고!
기자가 학창시절 선생님에게 다른 무엇보다 강조해서 들었던 말이 있다. 바로 ‘예습’과 ‘복습’ 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선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스승님의 말씀처럼 고수를 만나기전 철저한 ‘예습’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주말 ‘서든어택’에 접속했다.
하지만 타고난 컴맹에 느린 손놀림은 대략 난감! 게임방 알바의 도움으로 겨우 캐릭터를 만들고, 게임을 시작했다. 비록 시작은 했지만 기본적인 키 조작 방법조차 몰랐던 기자는 걸어다니는 보너스에 불과했다.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말들 “님 모하셈?” “겜 안할라면 나가든지.” “자꾸 수류탄 던지지 마요.” 하지만 이런 굴욕에 굴복할 기자가 아니다. 자신있게 “전 초본데요. 너무 뭐라 하지 마세요. 님들도 첨부터 잘하신거 아니자나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뿔싸! 기자는 챗팅하는 방법조차 몰랐다. 결국 몇시간의 사투끝에 간단한 키 조작과 채팅방법만을 파악한 후 고수를 만날 날만을 기다렸다.드디어 고수를 만나는 날 지난번의 아픈기억을 고수를 통해 씻어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서든어택’의 세계에서 소위 ‘쩐다’는 고수는 과연 어떤 분일까? 온 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던 중 드디어 고수가 등장했지만…
허걱! 내가 상상했던 고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기자는 순간 당황했다. 고수는 바로 약관 16세의 여성유저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천진난만 귀여운 얼굴은 전혀 FPS의 잔인한 분위기완 맞지 않았다. 정말 고수가 맞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누군가.
‘수류탄을 철근처럼 씹어먹는’ 모∼기자 아닌가. 우선 기자정신(?)을 발휘해 과연 고수
가 맞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저기요 정말 고수 맞아요? 잘 못 찾아 오신거 아닌가요?” 라며 묻는 기자에게 “고수 맞는데요. 나이가 중요한가요? 정 궁금하시면 직접 확인해 보시던지요.”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흠…. 저렇게 말하는 거 보니 고수가 맞긴 맞는거 같은데….’ 우선 실력도 확인해 볼겸 고수의 플레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게임이 시작되고 고수의 화면을 지켜보던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너무도 자연스런 움직임, 정확한 타깃팅 대부분이 헤드샷인 놀라운 실력! ‘아뿔사! 실수했군.’ 분명 기자와는 차원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아까의 고수를 무시했던 분위기는 일순간 바로 비굴모드로 전환됐다. “정말 잘하시네요. 싸부.ㅎㅎ;; 역시 쩌시는군요.”
현재 calla 클랜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얼마전 온게임넷 ‘서든어택’리그에도 출전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사부를 몰라봤던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초보인것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 간단한 실력테스트를 받았다. “흠. 기본적인 키 조작도 모르시네요. 우선 그것부터 연습하시죠.”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한 법! 처음부터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기본적인 키 조작은 다음과 같다. 전진 ‘W’ 후진 ‘S’ 좌 ‘A’ 우 ‘D’ , 총구 이동 ‘마우스 이동’ , 사격 ‘마우스 좌 버튼’ 장전 ‘R’ 조작법을 익히기 위해 조용히 한 구석에서 혼자 놀았다.(T.T) 그렇게 조작법을 익히고 나서야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었다.그동안 무빙연습에 자신감이 붙은 기자. 이제 본격적으로 사부에게 도전해 보기로 했다. 처음 맞닥뜨린 사부와의 일대일 대결. 예상과 전혀 어긋남이 없이 한 발도 쏘지 못하고 계속 눕기만 했다.
“어째서 제가 한 발도 못 쏘는 거죠? ” 라고 우기는 기자에게 “총을 잘 못 선택 하셨네요. 그 총은 저격 총이라 줌을 하셔야 해요. 어쩜 그런 것도 모르세요?” 라며 사부는 면박을 줬다. 그랬다. ‘서든어택’에는 다양한 총기 사용이 가능하고, 각각의 총기마다 사격방법이 달랐던 것이다.
우선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총기인 ‘M16’의 경우 기본적인 연사능력과 일정수준 이상의 정확도를 지녀 초보자에게 유리한 반면, 저격총은 정확도는 뛰어난 반면 줌으로 조준을 해야 그 성능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다.
또 포인트로 구매가 가능한 ‘AK’ 의 경우 화력은 좋지만 반동이 심해서 연사보다는 점사로 사격 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총기의 특성을 파악해야 정확한 사격이 이뤄지고, 그에 맞는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는 초보답게 너무도 몰랐다. “우선 총기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특성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조준점을 만드셔야 합니다. 즉 마우스를 이동해 조준점이 항상 가슴위쪽을 유지하도록 연습하세요. 조준점을 가슴 위쪽에 유지하는 이유는 그래야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더 많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즉 맞는 부위에 따라 데미지가 다르기 때문에 조준점은 가장 크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가슴위쪽을 조준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머리를 맞힐 경우 헤드샷으로 ‘원샷 원킬’이 가능해 상대방보다 늦게 반응하더라도, 조준점이 가슴위에 항상 있다면, 헤드샷을 성공할 확률이 높아 교전시 유리하게 된다.
“아∼그렇군요. 역시 사부는 달라도 다르네요. 그래서 사부를 먼저 발견해도 제가 먼저 누웠군요. ㅎㅎㅎ” 이제 총기의 특성과 조준점에 대해 배웠으니, 필요한 건 연습뿐! 또 다시 구석에서 묵묵히 혼자 놀았다. (T.T)혼자놀기의 진수를 만끽하고 있는데, 사부의 호출이 왔다. “이제 움직임도 많이 좋아지고, 기본적인 총기 특성파악, 조준 연습도 하셨으니까 본격적으로 게임을 통해 설명해 드릴게요.”
게임모드는 크게 개인모드와 팀모드로 나뉜다. 팀모드는 일정시간동안 상대팀과 경쟁해 정해진 킬수를 채우는 팀이 승리하는 ‘데스매치’모드와 각 맵에 따라 다른 미션을 성공시는 ‘미션모드’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기자는 ‘데스매치’부터 하기로 했다. “데스매치의 경우 상대방보다 먼저 정해진 킬수에 도달 하는것이 목표예요. 따라서 자신의 실력보단 맵을 파악하고, 상대방이 저희 베이스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 다음 적 베이스 앞에 자리를 잡아 상대팀의 행동반경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입니다.”
FPS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먼저 발견하고, 정확한 사격을 하는 것이다. 또 맵 마다 존재하는 중요 거점을 파악해둬, 적재적소에 자신의 몸을 은폐(장애물에 몸을 숨기는 것)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은 나를 발견하지 못하지만, 나는 적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고수의 플레이다. 사부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역시 어느 순간 혼자 놀고 있는 기자를 발견했다. 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길을 잃어버린것이다.
“맵을 파악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아군의 움직임에 주목하세요. 제일 빠르게 맵을 파악하는 방법은 우리 팀 고수를 따라다니는 겁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고수의 움직임이나, 은폐 장소도 알 수 있어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죠.”
기본적인 맵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부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지만,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비록 오늘은 허접티를 팍팍 냈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절때 쉽지만은 않을겁니다. 사부! 각오하세욧!” 기자의 말에 사부는 “네∼언제든지 도전하세요. 하지만 저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습니다.”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