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SoC는 정통부가 추진하는 IT 839의 9대 성장동력사업 가운데 하나로 포함돼 있다. 그러나 나머지 성장동력사업군도 결국은 관련 기술의 반도체화(SoC화)가 절대적이어서, 결국 IT SoC 융합·부품 사업은 모든 성장동력사업군의 기반이자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IT의 대표적 흐름은 컨버전스다. IT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컨버전스 시대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과거 ‘걸어다니며 통화할 수 있다’는 장점만으로 센세이션을 불렀던 휴대폰이 이제 ‘걸어다니며 전화하고 TV도 보고 사진도 찍고 길도 안내하고 음악도 들려 주는’ 변화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휴대폰의 진화, 바꿔 말해 휴대폰과 TV·오디오·내비게이터·카메라의 컨버전스는 시스템반도체(SoC)에서 그 출발을 찾을 수 있다. 겉으로 보아서는 알 수 없지만, 컨버전스 기기의 속을 들여다 보면 볼품없는 반도체 몇 개가 자리 잡고 있고, 그 흉물스런 칩이 바로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이다. 따라서 컨버전스는 SoC화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반도체가 세상의 모든 기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기에 가능하다. 황창규 삼성전자반도체총괄사장은 “이제 세트는 껍데기에 불과하고 핵심 융합부품(반도체)가 모든 기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세트속에 숨죽여 있던 시스템반도체(부품)가 브랜드를 달고 세상밖으로 탈출하기 시작한 것이 그 좋은 예다.
반도체 가운데서도 컨버전스의 핵심이 되는 것은 시스템반도체(SoC)다. 메모리와의 융합, 시스템반도체간의 결합 등등을 통해 그 자체만으로도 분야가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는 그 제품군이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SoC시장은 그야 말로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상상하는 기술을 칩으로 구현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모든 산업이 전자화·디지털화될수록 SoC는 끊임없는 성장을 지속한다.
미국·일본·유럽 등이 주도해 SoC가 어느덧 한국의 차세대 유망 부품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아로직·엠텍비젼 등 벤처 붐을 타고 산업계에서 많은 인지도를 확보하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대기업과 정부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 트렌드와 IT기기의 진화 방향은 상호 불가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반도체는 첨단 IT기기들의 핵심 부품으로,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IT기기들의 진화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SoC는 IT산업의 트렌드인 △컨버전스(Convergence) △다기능 및 경박단소(輕薄短小) 등을 대변하고 있다.
한국 시스템반도체(SoC)산업은 휴대폰과 함께 급성장했다. 대만이 PC산업을 배경으로 SoC산업계 강자로 떠올랐듯이 이제 한국은 우리가 강점을 지닌 휴대폰·모바일기기산업 등을 앞세워 웅비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곧 만성 수입의존 품목인 비메모리를 수출 주도 품목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IT SoC는 우리나라가 메모리라는 껍질을 벗고, 종합메모리 강국 부상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어떤 기업 주목받나]
불과 수년 전, 황무지에 가까웠던 한국 SoC산업이 국내 주요 대기업과 팹리스들의 성공사례가 잇따르며 차세대 핵심 산업군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휴대폰 산업의 급성장을 기반으로 자리를 굳힌 IT SoC 산업은 한국을 시스템반도체 강국의 지위까지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IT SoC산업은 메모리와 달리 대기업보다 중소 팹리스의 역할이 주목을 끌고 있으며, 코아로직과 엠텍비젼, 토마토LSI 등이 특정제품용 표준반도체(ASSP)를 중심으로 한국 SoC 산업의 인지도 향상을 주도했다.
또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분야에서는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 아이앤씨테크놀로지 등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해외업체들보다 한 발짝 앞서 준비하며, 핵심부품 국산화를 이루고 해외진출을 노리는 상황이다.
코아로직(대표 황기수 http://www.corelogic.co.kr)과 엠텍비젼(대표 이성민 http://www.mtekvision.co.kr)은 휴대폰 카메라의 신호를 처리해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드는 프로세서 전문업체들이다. 이들은 이 분야에서 국산화를 일궈내며 단숨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 국내 SoC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스타기업으로 떠오른 이 두 회사는 모두 올 해에는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의 고속성장은 휴대폰 업체들과의 협력이 있어 가능했으나, 휴대폰 업체들 또한 팹리스업체들의 24시간 지원 체계를 통해 세계적인 카메라폰을 내놓을 수 있었다. 휴대폰 산업의 발전은 SoC 산업을 일구는 근간으로 작용했지만, 결국 휴대폰 업체들도 팹리스 업체들의 기술지원이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휴대폰을 단기간에 개발하는 윈윈 전략에 성공할 수 있었다.
토마토LSI(대표 홍순양 http://www.tomatolsi.com)는 LCD나 OLED 등 디스플레이 창에 글자나 이미지가 표현될 수 있도록 전압과 전류의 신호를 제어하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전문업체다. 특히,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CIF급 해상도 구현이 가능한 원칩을 개발하며 국내 DDI 기술력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토마토LSI는 지난해 휴대폰 LCD용 DDI를 국내 주요업체에 공급하고 대만과 중국 수출길도 열어 총 4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대표 고범규 http://www.integrant.com)와 아이앤씨테크놀로지(대표 박창일 http://inctech.co.kr)는 DMB 튜너 칩으로 활약하는 업체들이다.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는 국내 위성 DMB 튜너 칩 100% 점유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최근에는 베이스밴드칩과 고주파(RF) 수동 소자들을 통합한 칩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상파 DMB 분야에서는 아이앤씨테크놀로지가 RF 칩과 베이스밴드 칩을 모두 개발한 데 이어, 이 둘을 통합한 칩까지 개발했다.
이들 뿐 아니라, 코아로직과 엠텍비젼, 씨앤에스테크놀로지(대표 서승모 http://www.cnstech.co.kr) 등도 멀티미디어 칩으로 DMB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DMB 분야는 부품 국산화율이 70%를 전후한 휴대폰과 달리 서비스부터 국내가 앞서기 때문, 핵심 부품에서도 국산 업체들이 주도할 수 있는 분야다. 위성 DMB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이나 지상파 DMB 서비스를 도입하는 중국 등으로 국산 칩의 해외 시장 진출의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휴대폰과 디지털 TV 분야에서 드높인 대한민국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DMB와 같은 차세대 서비스 분야에서 SoC 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
[핵심 산업 부상 `IT SoC`]
메모리·디스플레이를 이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시스템반도체(SoC)가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SoC는 그 자체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최첨단 기기의 부가가치를 한단계 상승시키는 역할까지 책임지고 있어 그 어느 산업군보다 기대감이 높다. 이 때문에 정부도 이제 SoC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선정, ‘업그레이드 코리아’ 실현의 선봉대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IT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6954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IT 부품·소재 가운데서도 산업 파급력이 ‘IT SoC’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IT SoC 전문인력 6000명을 양성하고 매출액 1000억원 이상 중견기업 15곳을 배출한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이 정책 사업의 중심에는 정보통신부가 있다. 정통부는 이 사업을 IT 839 정책의 연계선상에서 추진한다. IT SoC산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정통부는 △전략기술 분야 연구개발 강화 △산업 및 수요 기반 구축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실질적으로 국내 팹리스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창업·시제품 제작·검증시험·마케팅 등 전주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나아가 관련 제품 적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지적재산(IP:Intellectual Property)을 확보하기 위해 IP 상용화 및 서비스 전문업체를 육성함과 동시에 ‘IT SoC IP유통센터’를 운영한다.
최근 설립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IT부품·융합연구센터’도 이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정통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IT SoC의 허브로 육성해,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는 SoC의 효과적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최종 목표는 IT SoC 3대 선진국 도약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SoC의 국산화를 자연스럽게 이뤄 낸다는 복안이다. 또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는 팹리스 반도체설계업체를 10개 이상 키워 냄으로써 국가전략산업의 토대를 만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