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업그레이드]TI서비스-돈줄 쥔 금융권 대규모 투자 진행

 IT 서비스와 컨설팅 분야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주로 금융권에 몰려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 생태계를 구현해 온 국내 금융권은 또 한차례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은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유연한 대응과 경쟁 우위를 위한 고객 밀착형 서비스 강화와 업무 프로세스 혁신, 리스크관리 등 중차대한 과제 앞에 서 있다.

 지난 2∼3년 전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몰아친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열풍은 이같은 시대적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노력으로 올해부터는 보험·증권 등 제2 금융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까지 우리은행·외환은행·기업은행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 가동에 나섰고 신한·조흥 은행이 오는 10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뒤이어 국민은행·농협·하나은행도 가세할 태세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코어뱅킹으로 일컬어지는 계정계 시스템의 전면 재구축 또는 개편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여신종합관리시스템(CRMS) 등을 포함한 정보계와 대외계 시스템의 확대·업그레이드를 포함하고 있다.

 또 보험권 역시 교보생명 등을 필두로 재무·회계 시스템과 정보계 시스템을 아우르는 신 보험 시스템으로 추진됐고 증권사는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원장관리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검토되고 있다. 현대카드 등 카드사는 DW·고객관계관리(CRM) 등을 동반한 승인계·처리계·분석계 시스템의 재구축, 개편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차세대의 이름으로 진행됐다.

 차세대 시스템과 함께 지난해부터 국내 금융 시장의 이슈로 자리잡은 바젤Ⅱ·비즈니스프로세스재설계(BPR)·방카슈랑스·퇴직연금 시스템도 1·2 금융권을 아우르며 IT 시스템과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한 업종별 투자를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안은 대형화와 전문화를 실현하기 위한 금융기관간 빅뱅을 예고, 제2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스템 통합 및 교체, 업그레이드 등 수요를 더욱 자극할 전망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대규모 자금 운용과 복합 금융 상품 개발, 적시 마케팅 등의 능력이 금융사의 존망을 가름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IT 업그레이드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이후 후속 IT 투자를 늦춰왔던 대형 증권사와 M&A에 나선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기간계 시스템 재편과 업그레이드 작업이 향후 2∼3년 금융 IT 시장을 달굴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