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산업은 업종별로 IT 투자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대체로 제조업체들은 소비심리 회복과 해외 수출 호조로 생산 및 물류 정보화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나, 철강·석유화학·자동차 업계는 고유가와 환율 하락에 대비,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삼성·LG·현대차·SK 등 4대 그룹은 설비와 R&D 등에 지난해 22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30% 정도 증가한 28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설비 투자에 각각 9조2300억원과 1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에서 정보화 예산 비중은 한 자릿수 규모다.
SK그룹 역시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7000억원 늘린 5조3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정보화 예산은 전년 대비 약 8% 늘어난 4300여억원. SK그룹 측은 올해 핵심 경영과제인 ‘글로벌 성장’을 위해 에너지 화학과 정보통신 계열사를 중심으로 IT인프라 환경 개선 및 확충에 정보화 예산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철강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력을 발휘한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급과잉 주의보가 떨어져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21조원을 돌파한 포스코는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조∼2조원 낮춰 잡는 대신 앞으로 3년간 제품 원가를 1조원 이상 줄인다는 획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현대자동차도 원가 1조원 이상을 절감한다는 계획 아래 정보화 예산 역시 삭감했다.
IT 투자 흐름를 살펴보면 제조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투자가 핵심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존 ERP를 확대 재구성하는 ‘포스트 ERP’ 구축이 감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백업 시스템 구축도 활발한데, 대형 엔터프라이즈급 장비를 기반으로 한 통합백업 구축 경향이 뚜렷하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