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차세대 에너지 중 선두주자는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말 그대로 각종 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낸 후 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이미 가정용 연료전지는 독일 등 외국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으며 기존 방식에 비해 7분의 1 비용으로 같은 용량의 전기를 만든다. 시장 규모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해 오는 2013년에는 약 200억달러를 이룰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유수의 대기업들이 뛰어든 연료전지 시장에서 직원 20여명에 불과한 국내 벤처기업이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퓨얼셀파워(대표 신미남 http://www.fuelcellpower.co.kr)다.
퓨엘셀파워는 가정용 연료전지 핵심부품과 발전 시스템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그 중에서도 퓨얼셀파워의 기술력은 연료전지에서 마치 컴퓨터의 CPU와 같은 역할을 하는 ‘스택(막전극접합체)’에서 빛이 난다. 연료전지 스택은 산화전극에서 유입된 수소가스와 환원전극에서 들어온 산소를 결합, 전기를 만드는 핵심부품이다.
스택 제조에는 전극구조 제어기술, 전극코팅기술, 라미네이션 기술, 스택 적층 기술 등 전기, 화학, 전자 분야를 망라하는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외국 경쟁사의 스택은 3층인 반면 퓨얼셀파워의 스택은 5층 기술을 사용, 성능이 좋다. 스택에 개질기(도시가스에서 수소를 뽑는 장치)와 전력변환장치, 열회수장치 등을 추가해주면 바로 가정용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완성된다.
퓨얼셀파워는 이 기술을 이용 1㎾급 가정용 연료전지인 ‘셀빌’을 만들었다. 이 연료전지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연료전지 시범 주택 ‘3리터 하우스’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다. 퓨얼셀파워 측은 “35평 기준으로 천연가스를 이용한 일반 주택의 연간 난방비용은 120만원 정도가 들지만 연료전지를 이용하면 이를 15만원 내외로 줄일 수 있다”며 “금전적 이익뿐 아니라 온실가스가 80%나 감소하는 미래형 친환경 발전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미니 인터뷰> 신미남 사장
퓨얼셀파워 신미남 사장(45)은 국내 연료전지 산업의 산증인이다. 공학박사, 연구원, 경영 컨설턴트 등을 거쳐 현재는 퓨얼셀파워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공학을 전공한 여성으로서 엔지니어의 길을 걷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처럼 다양한 이력을 갖기란 더욱 어렵다. 그는 이러한 변신에 대해 “현실을 인정하고 개발하며 도전해보는 긍정적인 자세가 비결”이라고 밝혔다.
신 사장은 연료전지 분야 연구원들과 함께 지난 2001년 퓨얼셀파워를 세웠다. 회사 이름도 연료전지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fuelcell’에서 따왔다. 공동 설립자로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홍병선 부사장은 신 사장의 남편이다.
신 사장은 연료전지의 장점에 대해 ‘고유가와 환경오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경우 작년 이미 가정용 연료전지 400대를 보급을 시작으로 2010년 10만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로 국가적 차원에서 연료전지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1년까지 총 1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일본과는 토양이 다른 게 현실이다.
신미남 사장은 “연료전지 수요는 2008년부터 나오기 시작해 2010년 이후면 활짝 열릴 전망”이라며 “그때까지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가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