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안보전시관을 가다-게임 등 IT로 변신

사이버테러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제2 전시실(위),가상의 공간에서 스파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스파이 아카데미.
사이버테러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제2 전시실(위),가상의 공간에서 스파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스파이 아카데미.

 서울 세곡동 헌인릉에 위치한 국가정보원은 마치 공원처럼 한적한 모습이다. ‘정보는 국력이다’라는 국정원 훈석이 오는 이의 이목을 끄는 가운데 국가정보기관이라는 선입견만 없으면 너무나 평온해 보이는 곳이다. 과거 국정원에 들어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진다’는 말이 무색하게 별관 1층 안보전시관의 직원들이 웃으며 기자들을 맞았다. 여느 박물관처럼 1층 로비에 국정원 기념품 판매점이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일반인도 신청만 하면 국정원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최근 안보전시관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99년 개관한 안보전시관은 지난해 12월부터 리모델링을 실시, 인터랙티브 영상게임과 사이버 안전센터, 산업 보안 등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재구성됐다. 과거 간첩이나 마약 관련 전시물이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안보전시관이 마치 IT체험관처럼 변화한 것.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최근 급증하는 웜바이러스와 해킹 공격 등에 대응하는 체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전시실이다. 침투 버튼을 누르면 해킹툴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봇바이러스가 상대방 PC에 침투하고 정보를 유출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보인다. 실감나는 국가전산망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가상으로 꾸몄다.

 인터넷 스파이학교에 입소하면 스파이가 되는 훈련도 받을 수 있다. 마치 국정원 요원처럼 가상의 세계에서 스파이가 되는 것이다. 스파이 메일 시스템에 들어가 위급상황을 암호화한 메일을 보낸다. 수신자는 그저 평범한 그림 파일을 받는다. 적에게 내용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를 다시 복호화하면 위급 상황 내용이 보이는 구조로 스파이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 안보전시관은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사이버테러와 산업보안 대국민 봉사를 위한 체험위주의 전시관으로 거듭났다”며 “보안에 대한 국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문의 (02)3461-6613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