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다시보기](18)­콘텐츠 혁명 `­TV포털`

TV를 통한 상품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t커머스 시대가 열렸다. CJ홈쇼핑은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와 경기도 분당, 대구 달서구 등 디지털 케이블 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리모컨으로 상품 주문·결제를 할 수 있는 홈쇼핑 데이터방송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CJ케이블넷 직원들이 CJ홈쇼핑 t커머스 서비스를 송출하고 있다.
TV를 통한 상품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t커머스 시대가 열렸다. CJ홈쇼핑은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와 경기도 분당, 대구 달서구 등 디지털 케이블 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리모컨으로 상품 주문·결제를 할 수 있는 홈쇼핑 데이터방송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CJ케이블넷 직원들이 CJ홈쇼핑 t커머스 서비스를 송출하고 있다.

디지털 홈에서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서비스는 TV포털로 완성된다. 다양한 단말기가 공존하는 디지털 홈이지만 고품질의 동영상을 전달해 줄 핵심적인 디스플레이는 바로 TV 밖에 없다. TV로 보고·느끼고·생활하는 모든 것, 그것이 TV포털이다. 소비자가 디지털 홈 서비스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동기는 TV를 통해 나오는 콘텐츠뿐이다. 24시간 늘 함께 하는 TV의 친화력에 재미있는 콘텐츠의 결합, TV포털이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급부상한 이유다.

 

소비자는 디지털 홈 서비스의 실체를 콘텐츠로 인식한다. 네트워크의 연결이 어떤 것인가보다는 어떤 콘텐츠가 나에게 전달되는가가 관심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취향에 따라 게임·영화·동영상·이미지·음악 등을 취사선택한다. 소비자는 하나의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만을 보지 않는다. 콘텐츠 사업자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제공할 디지털 홈 사업자는 통신사업자·인터넷 포털사업자·가전사업자·건설업체·홈네트워크 구축업체 등 수 없이 많다. 네트워크 소유 여부를 떠나 다양한 사업자가 디지털 홈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TV포털만의 장점이다. 물론 이중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익을 올리는 사업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생존의 법칙은 유효하다.

◇케이블사업자, TV포털 핵심=최근 대부분 홈네트워크 업계는 TV포털을 고려하고 있다. TV포털이 디지털 홈에서 핵심임을 이미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TV포털을 구성하는 콘텐츠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여전히 전문가들이 제작한 영화나 뮤직비디오·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구입해서 유료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강조한다. 재미있는 유료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KT나 하나로텔레콤, 케이블 사업자가 추진하는 VOD서비스는 이런 맥락에 근거한다. 이 시각은 네트워크에 동영상 콘텐츠를 보내 소비자가 구입하도록 만들어, 네트워크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네트워크 가치 창출 측면에서 매우 합리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콘텐츠 구입 가격이다. 할리우드가 제작하거나, 국산 영화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저가에 판매할리 없기 때문이다. 고가로 구입해 콘텐츠를 저가로 제공하기에는 기업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칠 않다. 비디오방이나 비디오 가게 수준의 영화콘텐츠를 보유하고, TV에 나오는 드라마 수준을 상영하려면 웬만한 대기업 전재산을 털어도 구입하기 힘들다. 더욱이 이미 해킹된 영화가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마당에 수 년전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가 소비자들에겐 재미있을 리 없다.

TV포털을 추진하는 통신사업자나 대기업들이 콘텐츠 제작사인 방송사업자와 제휴를 꿈꾸고 있지만,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방송사업자와 케이블 사업자가 이를 용납할 리 없다. 콘텐츠 보유량만 따지면, TV포털을 준비하는 통신사업자나 대기업보다 그 가치가 높다. 케이블 사업자는 더 높다.

◇콘텐츠는 소비자 손에=다음커뮤니케이션은 TV포털을 준비중이다. 다음의 TV포털 접근 방식은 흥미롭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디지털TV를 중심으로 한 디스플레이 영역의 붕괴를 눈여겨 보고 있다. 이미 디지털TV 이용자의 15.2%가 인터넷과 PC는 물론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동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엔터텐인먼트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대화면TV는 인터넷 포털 시장을 TV포털 시장으로 끌고가는 데 핵심역할을 담당한다.

다음의 TV포털 전략은 기존 미디어와 결합돼 있지만 새롭다. 기존 프로그램 공급업자(PP·방송사업자 포함)와 다르게 18∼34세의 미디어 얼리어댑터를 겨냥한 5∼15분 남짓한 짧은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TV포털은 양뱡향 소비자 참여 유도, 리모컨을 통한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강조한다. 시청자 참여가 이뤄지는 퀴즈게임, 인기 검색어, 쇼핑, 재미있는 프로그램 검색, 교육, 성인 영상물 검색, 기존 영화, 스포츠, 지식검색, 카페, 아고라, 블로그 등을 TV포털 영역에 넣고 있다.

대형 HD화면에 HD급 영상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를 지향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핵심은 물론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동영상이다. 굳이 비싼 콘텐츠 영상을 구입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만든 살아 있는 다큐멘터리나 픽션드라마, 스포츠 영상 등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된다. 다음은 단순한 미디어 증가가 아니라 미디어 근본을 변화시키는 혁명으로 TV포털을 이해한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쌓아온 양방향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폭넓은 수익사업, 열려 있는 미디어 개념에 맞닿아 있다. 이런 선진적인 미디어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사례는 다음이 유일하다.

◇멀티채널 환경=TV포털의 등장은 적어도 기존 방송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램 제작사가 수 백만개, 프로그램이 수 천만개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이 제작해 제공하는 고품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지상파·위성·케이블사업자들이 유리하다. 특히 다채널 방송, 초고속인터넷, 음성기반 전화, 다양한 수익사업원을 확보한 케이블사업자는 더욱 유리하다. 그러나 케이블사업자라고 해서 TV포털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다. TV포털에서의 ‘멀티채널’ 개념은 적어도 콘텐츠 채널을 무한정으로 확대시키는 새로운 개념이다. 가장 유리한 조건에 있는 케이블사업자도 전세계 소비자 모두를 잠재적 콘텐츠 제작업자나 프로그램 공급업자로 만들 수 있는 TV포털을 포기할 수 없다.

TV포털 전략은 홈네트워크 수용자 대상을 순식간에 전세계로 확장시킨다. 초고속 인터넷만 깔려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느 곳, 어떤 가입자라도 TV포털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홈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그토록 원했던 시장을 수 백배로 확대시키는 관점이다.

 

◆기업탐방­-CJ케이블넷

CJ케이블넷(대표 이관훈 www.cjcablenet.co.kr)은 CJ그룹이 CJ홈쇼핑을 인수하면서 2000년에 SO사업에 진입, 서울·부산을 중심으로 10개 SO(양천·가야·경남·마산·북인천·중부산·해운대기장·동부산·충남)에서 15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사업자다. 이 회사가 홈네트워크 사업에 본격 참여한 것은 2003년 SK텔레콤이 주관한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디지털 홈서비스 모델’ 과제를 수행하면서부터다. 이른바 홈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을 발견하기 시작한 때다. CJ케이블넷은 유무선통신사업자·건설사업자·가전업체·공공기관·콘텐츠업체등과 함께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홈네트워크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냈다.

CJ케이블넷의 홈네트워크 서비스 특징은 지역 소비자 요구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해당 지역 소비자를 고려한 방송서비스를 하다보니 해당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디지털홈 서비스가 소비자가 거주하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밀착형 정보와 동영상 콘텐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CJ케이블넷의 가능성은 다른 여타 홈네트워크 사업자 보다 막강하다. 이들은 케이블TV 요금제를 통해 다양한 과금체계를 연구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어떤 채널을 유료화해야 하고, 어떤 채널을 무료화해야 하는지, 고객이 거부감 없이 디지털 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적정요금대는 얼마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 사례가 바로 CJ케이블넷 시범사이트인 목동아파트 지역이다. 이 회사는 이들 지역에 50가구를 대상으로 2004년 12월부터 1년여간 양방향 디지털 케이블방송·초고속인터넷 서비스·VOD 서비스 등을 실시했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10여 년이 경과된 기축건물에서 디지털홈 서비스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TV포털이라는 틀은 아니었지만, 기축 아파트 대상 콘텐츠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매우 중요한 실험이었다. 물론 케이블 지그비와 무선랜을 이용한 원격제어 등 홈오토메이션 서비스도 함께 이뤄졌다.

◆인터뷰-성기현 기술전략실장 상무

-디지털 방송서비스 헬로우D의 특징은.

▲쉽고 편하게 즐기는 양방향 디지털TV다.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오픈케이블 방식을 채택해 구현한 서비스다. 헬로우D 서비스는 100여 개 채널을 기본으로 주문형비디오와 데이터방송 등 여러 가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홈 관련 서비스를 시행중인데.

▲주문형비디오 서비스,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문자발송 ·예약·예매·게임·운세·날씨·골프레슨·노래방·주문배달·t커머스·t뱅킹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CJ케이블넷 서비스 전략은.

▲우리에게는 CJ미디어·CGV·CJ홈쇼핑 등 CJ그룹 관계사를 두고 있다. t커머스·VOD콘텐츠·영화콘텐츠 등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공동 마케팅도 가능하다.

-기반 기술이 궁금한데.

▲다양한 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해 다양한 접속지점과 디바이스 제어가 가능한 RG셋톱박스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상반기 HD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HD용 셋톱박스에 와이파이 탑재를 준비중이다. 내년에는 홈서비스 제공을 위해 통신·방송·게임·홈오토메이션이 융합된 셋톱박스를 개발중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