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업계가 전문화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PCB 업체들은 백화점식 생산을 지양하고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특정 분야의 제품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이는 최근 여러 종류의 PCB를 생산하는 업체가 고전하는 반면 일찍 전문화를 선택한 업체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경성 및 연성, 반도체용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든 종류의 PCB를 생산하고 있는 LG전자는 2005년 PCB 부문 매출이 4500억원 내외를 기록, 목표치 6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PCB 업계는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문을 찾아 올인하는 전문화에 주력하고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국내 최대 PCB 업체인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반도체용 PCB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 회사는 세계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이에 필요한 패키지 PCB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휴대폰용 경연성 복합 PCB도 주력 제품으로 삼았다. 삼성전기는 반도체용 PCB 라인 증설 예산으로 2150억원을 잡았다. 이는 작년 PCB 전체 설비 투자비 520억원의 4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반면 저부가 다층 PCB는 처음으로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반도체용 PCB의 한우물을 판 심텍(대표 전세호)은 업계에서 드물게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작년 2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는데 결과는 2200억원 내외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현재 반도체용 PCB 전용 라인에서 현재 월 2만㎡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오창에 기존 공장 면적의 2배에 해당하는 부지를 확보, 차세대 반도체용 PCB 공장을 조만간 착공할 예정이다.
이수그룹이 자본잠식 상태였던 유로써키트를 인수해 만든 엑사보드(대표 신원철)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다는 평가를 받던 디스플레이용 PCB에 집중, 1년 만에 매출 210억원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회사는 올해도 디스플레이용 PCB 설비를 확충해 매출 500억원을 돌파할 방침이다.
현우산업(대표 문병선)도 업계의 관심이 예전보다 줄어든 가전제품용 고밀도 PCB에 집중, 4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올해 고밀도 PCB 사업을 더욱 강화해 5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