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병현 교육부국제교육정보화국장

 “개도국에 대한 퍼주기식 지원보다 우리나라의 앞선 교육 정보화 노하우를 뿌리 깊게 이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10월 25년간 몸담았던 외교통상부를 떠나 교육인적자원부로 자리를 옮긴 이병현 교육부 국제교육정보화국장(50)은 ‘외교통’다운 날카로운 지적으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교육부 업무가 아직 낯선 이 국장이지만 79년 외교통상부 아프리카국 외무사무관으로 출발해 2002년 유엔 주재 대표부 공사에 이르기까지 외교부 업무를 두루 섭렵한 만큼 국제교육정보화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지난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기간 중 e러닝 홍보관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이 국장은 “최근 2∼3년간 교육부가 우리나라의 e러닝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적극 나섰다면 이제는 이 같은 선진 기술력을 효율적으로 각국에 수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말레이시아 교육당국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수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적극 활용해 e러닝 도입에 목말라하는 후진국들을 새로운 정보통신(IT) 수출 대상 국가로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그동안 개도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IT 지원책이 중고PC 보급 등 외형적인 인프라 확충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이를 통해 e러닝 등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개도국 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IT기업과도 이 국장의 외교 네트워크를 200% 가동해 탄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 국장은 e러닝 국제화와 마찬가지로 국내 공교육 e러닝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펼친다.

 “다소 보수적이라는 말을 들을지라도 ‘딸깍발이’처럼 교육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그의 표현에서는 단호함이 묻어난다.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보다는 다소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국장은 “올해 국제화 분야 신규 예산을 확보해 둔 만큼 e러닝 세계화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유비쿼터스(u) 러닝 학교 등 국내 e러닝은 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축하고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화와 교육정보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깨달았다”는 이 국장은 “임기 동안 e러닝을 매개로 우리 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전자신문, stk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