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6년 금성사가 첫선을 보이면서 38년간 안방극장의 주인공이었던 브라운관 TV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주요 TV업체들이 매년 10여종씩 발표해 온 브라운관 TV 신제품을 올해 들어 1∼3개로 대폭 줄이면서 내년에는 신모델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볼록화면 브라운관 TV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신모델이 사라진다=삼성전자는 올해 브라운관 TV 신제품을 단 한 종만 출시키로 했다. 두께가 얇아진 슬림 브라운관 32인치와 29인치가 출시되지만 디자인은 똑같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해 슬림 브라운관 TV 등 3개 모델만 새로 선보인다. LG전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관계자는 “브라운관 TV 신모델은 주로 수출용”이라며 “국내에는 슬림TV 하나에만 집중해 디자인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종의 브라운관 TV를 출시한 소니코리아도 올해 한국에서 브라운관 TV는 한 모델도 출시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브라운관 TV 신제품은 지난 2003년 13개에서 2004년 9개, 2005년 4개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LCD·PDP로 ‘세대교체’=전자랜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운관 TV 매출은 지난 2003년 대비 22%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이마트에서도 지난해 브라운관 TV 매출비중이 40%로 LCD와 PDP TV에 추월당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브라운관 TV 신모델을 최소화하는 대신 LCD·PDP TV는 신모델을 10종 이상 내놓기로 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두 회사는 올해 PVR 겸용 TV, 47인치 LCD TV 등 LCD·PDP TV에서 파격적인 신제품도 기획중이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브라운관 TV의 종말은 80년대 초반 흑백 TV가 컬러 TV로 급속히 대체된 것처럼 순식간에 일어날 전망”이라며 “요즘은 기술 진보와 소비자 욕구 변화가 빨라져 슬림형 브라운관 TV의 인기가 불과 1년 만에 시들해졌듯, 브라운관 TV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상흥 삼성전자 전무는 “차세대 평판 TV 기술이 가장 발달한 한국에서는 브라운관 TV 신모델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지만 인도·남미 등에서는 브라운관 TV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 내수용과 달리 수출용 모델은 꾸준히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올해 신모델 1~3개로 격감…그나마 수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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