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단행된 개각은 해당 부처의 조직 안정을 기하면서도 혁신형 리더 즉 업무 능력이 출중한 인물을 기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혁신 분야의 상징으로 불리던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 후임으로 역시 비슷한 컬러의 이용섭 장관이 기용됐고,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도 그간 보여준 업무 능력이 워낙 탁월해 일찌감치 낙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일반인에겐 영화 서편제로 널리 알려진 문화 예술인이 전격 발탁된 것이다.
특히 정통부는 신임 장관이 전임 진대제 장관과 호흡을 맞춰 IT839를 비롯한 각종 정책 현안을 다뤄 왔기 때문에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보다는 노 장관의 승진에 따른 후속 인사가 불가피해 부처 내에서는 연쇄 승진 기대감도 한껏 높아지고 있다.
◇노준형 정통부 장관=노 장관 내정자는 관가에서는 보기 드문 외유내강형 인물로 통한다. 주변에서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보수적이지 않은, 지극히 ‘합리적인’ 스타일의 그를 실사구시형으로 평하기도 한다.
차관 재직시 인사 청탁이 아예 없을 정도로 사심이 없고, 주변 정리도 매끄럽다는 평가다. 줄곧 관계, 그것도 경제기획원과 정통부에만 몸담아 왔지만 정치권과 산·학·연·관에 두루 신망이 두텁다. 리더십과 행정력도 겸비했다는 평이다.
초고속 정보통신망 도입을 이끌어내고 IT839 전략을 수립하는 등 IT 강국 초석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u-IT839 전략 마련에도 한몫을 했다. 내정 직전 전화 통화에서 그는 “장관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관운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겸손해 하기도 했다. 운동은 골프가 아닌 탁구를 좋아해 출입기자들과 격의 없이 게임을 즐기는 친화력도 갖췄다.
부인 이양섭씨(47) 사이에 1남1녀.
△서울(53) △동성고, 서울대 법대·대학원 △행정고시(21회) △정통부 공보관·정보화기획심의관·국제협력관·정보통신정책국장·기획관리실장 △정통부 차관
◇이용섭 행자부 장관=이 장관 내정자는 세제 전문가인 동시에 대통령이 인정한 ‘혁신 리더’다. 행시(14회)에 합격한 뒤 1975년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 세제 분야의 ‘4대 핵심 보직’인 국세청장·관세청장·재경부 세제실장과 국세심판원장을 두루 거친 세제통. 이를 놓고 관계에서는 “이용섭 내정자가 세운 ‘그랜드슬램’ 기록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도 들려 온다.
참여정부의 초대 국세청장으로 발탁된 뒤 혁신을 선도해 왔으며, 그 결과 국세청을 49개 정부 부처 가운데 최우수 혁신기관으로 올려놓았다. 이에 따라 행자부 내에서도 이번 이 장관의 부임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소비 침체’ 논란이 있었지만 접대비 실명제 시행을 비롯해 현금영수증제 도입, 특별 세무조사 폐지, 세금 포인트제 시행 등은 국세청장 재임 시절 일궈낸 대표적인 혁신 성과물이다.
또 국세청장 취임 이후 외부 청탁, 로비 등을 차단하기 위해 집 전화번호를 바꾸고 휴대폰을 없앤데 이어 즐기던 골프까지 끊은 것은 유명한 일화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는 평이다. 부인 신영옥씨(54) 사이에 1남1녀.
△전남 함평(55) △학다리고, 전남대 무역학과,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 성균관대 경제학박사 △재무부 조세정책과장 △국세심판원장 △재경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김명곤 문화부 장관=김명곤 전 국립중앙극장장이 장관으로 내정된 문화부는 차분한 가운데서도 신임 장관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현장 예술인이 문화부 장관이 된 것은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출신 이창동 전 장관에 이어 두번째다.
국립중앙극장장 시절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정책 능력을 잘 발휘한 점을 감안해 볼 때 상대적으로 문화 분야에 힘이 더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정치인 출신인 정동채 현 장관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영화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무와 관련해서는 치밀하고 엄격하다는 평이 전해지면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처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이끌어 나갈 것으로 문화부는 전망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에서 배우·연출가·극작가 등으로 활동해온 공연 예술계의 중진. 영화배우로도 활동하며 ‘바보선언’ ‘태백산맥’ 등에 출연했고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서편제’를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에 한몫했다. 부인 정선옥씨 사이에 1남1녀.
△전주(54) △전주고, 서울대 독어교육과 △‘뿌리깊은나무’ 기자 △배화여고 교사 △예술극장 한마당 대표 △극단 아리랑 대표 △SBS ‘추적! 사건과 사람들’ 진행 △전국민족극협의회 의장 △국립중앙극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