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업계 폴리카보네이트(PC) 증설 붐

 국내 소재 업계가 폴리카보네이트(PC) 생산 증설에 나섰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외국 업체 의존도가 높던 PC 시장의 국산 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수급 불균형 개선도 기대되지만 2008년 이후에는 공급 과잉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남석화에 이어 제일모직이 PC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PC 사업을 하고 있던 LG다우도 증설을 준비 중이다.

 제일모직(대표 제진훈)은 최근 PC 사업 진출을 확정하고 약 1500억원의 투자 예산을 책정했다. 제일모직은 오는 2008년 6월 공장을 완공, 연간 6만5000톤 규모의 PC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휴대폰 소재 등을 용도로 연간 6만톤 이상의 PC를 외부에서 사왔는데 2008년 이후에는 이를 자체 생산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호남석화(대표 이영일)는 이보다 앞서 일본 아사히카세이로부터 PC 생산 설비를 도입할 방침을 밝혔다. 이 회사는 오는 2008년 10월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생산량은 연간 6만5000톤 규모다.

 LG다우(대표 마크 램머트)는 현재 여수 공장에 제2 PC 공장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생산량은 1공장과 같은 연간 6만5000톤이다. 2공장이 완공되면 LG다우의 생산량은 연간 13만톤이 돼 국내 최대 PC 업체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소재 업계가 PC 사업을 강화하고 나선 이유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PC는 강도와 내열성이 매우 높은 고기능 플라스틱으로 최근 휴대폰이나 노트북PC의 외장재 및 확산판이나 몰드프레임 등 디스플레이 부품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소재 업계의 지나친 신증설 경쟁으로 PC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PC 생산량은 17만톤 정도다. 현재까지 밝혀진 계획대로라면 2008년 이후 국내 PC 생산량은 2배 이상 늘어난 36만톤을 상회, 외국 제품 대체 가능성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PC 시장은 공급 부족 상태이고 앞으로도 수요는 꾸준히 늘 수밖에 없지만 업계의 신증설 계획을 보면 조만간 공급 과잉 현상이 불가피하다”며 “공급이 늘어나면 PC 가격이 떨어져 소재 업계의 수익성은 떨어지는 반면 부품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