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승현기자의 고수에게 배운다]서든어택(하)

‘서든의 신화’를 들어는 봤는가. 때는 2006년 2월 한명의 초보 유저가 고수로 태어나기 위해 게임계로 입문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진것이라고는 ‘맨손으로 저격수를 때려잡고 수류탄을 철근처럼 씹어먹으며 달리는 동료앞에 섬광탄을 던지는∼∼’ 무모함 뿐이던 모기자. 그가 ‘서든어택’ 고수로 다시 태어나라는 특명을 받았던 것이다.

 

 드디어 고수를 만나 ‘서든어택’의 신천지에 눈을 떴건만 갈길은 이직도 너무 멀었다. 초보를 보다 못한 사부는 드디어 극한의 수련을 명하기에 이르는데 PC방에 들어가 라면만으로 식사를 때우며 하루를 버티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 맛있는 햄버거도 먹지않고, 핫바도 먹지않고, 라면만으로 하루를 버틴단 말인가? 하지만 어쩌랴 명령인것을.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으로 거듭났듯이, 기자 역시 라면만으로 고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주말 황금같은 시간을 PC방에서 라면만으로 버텨낸 기자 앞에 홀연히 모습을 드러낸 사부는 “연습은 많이 하셨나요? 우선 간단하게 실력테스트부터 시작하죠. 데스매치에서 10킬 이상 하시면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해 드리죠.”아며 눈빛을 번뜩였다. “ㅎㅎ 그까이것 머 대충∼∼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제가 그동안 갈고 닦은 초필살 ‘라면신공’을 보여드리죠.” 자신만만해 하는 초보.

 하지만 막상 게임이 시작되고 교전이 벌어졌을 땐 흠….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싸부!! 너무 하세욧. 한번쯤 봐주시는 쎈쓰!! 저를 너무 미워하시는 군요. ㅠ.ㅠ” 하지만 모든것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나의 잘못.

“흠… 동작은 예전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 지셨네요. 총구 방향도 일정한 편이구요. 하지만 여전히 맵 파악이 문제네요.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랬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의 실력파악이라는 것을 여전히 몰랐던 것이다. 즉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난 후 그에 맞는 전략이나, 움직임 등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무작정 앞으로 나서거나 혼자서 개인플레이를 하기 십상이다.

FPS 게임에서 팀플레이는 빠트릴 수 없는 요소다. 팀플레이는 본인의 실력을 파악해야만 이뤄질 수 있다. 저격에 능한 사람은 우선 순간 대처 능력과 빠른 손놀림이 필수다. 빠르게 적을 발견하고 줌을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돌격수를 선택하는 유저는 정확한 총구방향 유지와 침착함이 중요하다.

적과 교전시에 흥분은 정교한 사격을 힘들게 만든다. 총구방향이 일정치 않다면 적을 먼저 발견한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다. 이렇듯 각각의 특성에 맞는 본인의 실력을 파악하고 게임에 임해야 고수로 거듭날 수 있다. 그동안 익힌 ‘라면신공’을 사부에게 보여 준 후 이어지는 교육. 친절한 사부씨는 차근차근 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저번에도 말했듯이 본인에게 맞는 총기를 선택하셔야 해요. 여기엔 각 총기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포함되겠지요. 그리고 맵을 파악하셔야 합니다. 맵을 모르면 길 잃은 미아와 다름 없기 때문이죠.”

친절한 사부씨의 설명을 듣고 보니, 이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한번의 테스트 “이번엔 10킬이 아니라 20킬입니다. 시간은 10분으로 하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난 뒤여서 그런지 실력이 부쩍 늘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킬수가 쌓여 나갔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정해진 시간을 일분여 남긴 시점에서 킬수는 19! 성급함 때문인지 실수를 난발하는 기자에게 사부는 조금의 관대함도 없이 헤드샷을 날렸다.

 “싸부!!! 한번만. 제발 한번만 맞아 주세요!!” 시간은 종료되고 킬수는 변함없는 19! “실력이 많이 느셨네요. 저도 마지막엔 긴장했어요. 무엇보다 총구 방향이 많이 일정해 지셨어요. 정말 연습 많이 하셨군요. ‘라면신공’ 대단하네요. ㅎㅎㅎ” 사부에게 처음 듣는 칭찬에 기자의 심장은 콩닥콩닥 콩자반이 되었다.

“이제 본격적인 실전으로 들어가죠. 개인전은 개인능력이 중요하지만 단체전의 경우 개인의 실력보다 팀플레이가 중요해요.” 개인전이 개인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단체전은 개인의 실력보다는 얼마나 팀웍이 잘 맞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팀플레이엔 미션이 존재하고 각각의 미션마다 전략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미션을 숙지 해야만 한다.

 “맵 마다 교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과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길목이 있어요. 그곳에 상대팀보다 먼저 자리잡아야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어요.” 승리를 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맵 파악이다.

각각의 맵마다 주요한 길목들이 있고 그 길목에 상대방보다 먼저 자리 잡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만 승리 할 수 있다. 또 한 미션수행을 하는 장소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다면 전략적 활용이 가능하다.

또 돌격수의 경우 저격수의 앞에 위치 저격수를 보호해야 하며, 저격수의 경우 뒤에서 돌격수가 보지 못하는 상대팀을 견제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이제 팀 플레이도 어느 정도 숙달된것 같은데, FPS 게임 최대 매력인 클랜전에 한번 도전해 보도록 하죠. 기자님은 우선 클랜에 가입이 안되셨으니까, 우선 옆에서 제가 하는 것을 잘 지켜보세요.”

클랜전이란 ‘서든어택’에 존재하는 클랜 간 일정한 룰에 따라 실시하는 경기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클랜전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클랜에 속해 있어야만 한다. 5대5의 플레이가 가장 일반적인 클랜전 인원이며, 사용되는 총기는 저격1, 돌격4 이다. 저격수가 한명이기때문에 보통 최고 실력자가 저격을 하게된다.

“저격수가 한명이기 때문에, 저격수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해요. 다른 캐릭보다 저격수는 원샷으로 상대방 타격이 가능해 위협적인 존재예요. 저격수의 존재만으로도 돌격수의 전진을 충분히 견제 할 수 있어 저격이 남아 있느냐 없느냐가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저격수 뿐 아니라 ‘서든어택’에서는 보조무기의 활용 역시 중요하다. 사용되는 보조무기는 권총과 칼 그리고 투척 무기류가 있는데, 다른 보조무기와 달리 투척 무기의 경우 한종류만 선택 할 수 있어 클랜전을 할때 각각 어떤 투척무기를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작전이 필요하다.

 즉 한방에 많은 인원을 살상가능한 수류탄과, 순간적으로 적의 시야를 멎게 하는 섬광탄, 연기로 시야를 흐리게 하는 연막탄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클랜전에 승리 할 수있다.

따라서 전원이 한가지 종류의 투척무기를 지니는 것 보다 적절한 분배를 해야만 한다. 클랜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지만, 팀워크를 쌓기 위해선 무엇보다 많은 연습하다. 각각의 포지션을 정해 일정 구역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인 전술이다.

 일정 구역을 담당해야만 하는 이유는 만약 그 지역을 뚫렸을 경우 자동적으로 근처에 있는 아군의 백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클랜에 명예를 걸고 임하는 클랜전이기에 그 승패에 따라 느껴지는 기분 역시 다른 게임 진행방식과는 다르다.

“모기자님! 마지막으로 한가지 말씀드릴것은 게임에 승패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통해 얻는 즐거움을 잊지 말라는 사실이예요. 어디까지나 게임은 게임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까요. 항상 즐기는 마음 잊지 마시고 플레이 하다 보면 분명 고수가 되실거예요.”

 사부는 마지막까지 한마리 길잃은 어린양에게 길을 가르쳐 주듯 제자에게 바른길을 인도하였다. 그렇다! 게임은 게임일 뿐 너무 빠지거나 현실과 착각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서든어택’에 빠져 총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가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말이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