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역장벽` EU환경규제에 대비하라](중)글로벌 기업들의 대응 숨가쁘다

RoHS 발효를 앞두고 유럽 현지에는 글로벌 기업의 대응이 숨가쁘게 진행중이다. 사진은 독일 베를린 시내 한복판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옥외 광고.
RoHS 발효를 앞두고 유럽 현지에는 글로벌 기업의 대응이 숨가쁘게 진행중이다. 사진은 독일 베를린 시내 한복판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옥외 광고.

7월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사용제한(RoHS) 발효를 앞두고 유럽으로 수출하는 전기전자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삼성·LG 등 우리 기업은 물론이고 HP·노키아·소니 등 글로벌 기업은 대부분 꾸준한 대비를 해왔지만 혹시 나타날 수 있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이미 RoHS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청정생산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삼성전자는 ‘Eco 파트너’ 인증제도와 ‘삼성 녹색구매 가이드라인’을 활용중이다. LG는 ‘그린파트너십’이라는 협력사 친환경 인증제도를 시행중이다.

해외 기업도 관련 대응책을 갖고 있다. 기술표준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금지·제한·저감물질로 구분한 화학물질 관리체계를 갖췄다. HP는 지난 98년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사용을 규정하기 시작했고 2003년부터는 자체 RoHS 대응 팀을 구성해 국제표준화에 참여했다. 인텔은 무연제품인 플래시 메모리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4가지 부가적 무연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IBM도 내부 개발 프로그램과 함께 공급업자와 고객을 연계한 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으며 소니는 그린 파트너로 승인된 업체로부터만 부품 및 원재료를 구입하고 있다.

친환경 체제 마련 이외에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해를 반영하기 위한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EU집행위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는 많은 기업에서 파견한 인물과 담당 변호사, 로비스트가 활동중이다. 피해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문의는 물론이고 이를 RoHS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준동 EU대표부 상무관은 “벨기에에는 RoHS 발효를 앞두고 몇천 명의 변호사와 로비스트가 활동하는 격전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롬계 난연재를 생산하는 미국 알버말사는 자신의 전기제품용 소재를 RoHS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 여러 자료 제출과 함께 타 기업, 다른 나라와 공동 연계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현안으로 떠오른 PDP용 산화납의 RoHS 제외를 위해 노력중이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전문 현지 변호사를 선임했고 이달 중순에는 이감열 전자산업진흥회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응팀이 방문해 EU집행위 환경총국과 접촉할 예정이다. 일본 측은 우리 기업과 PDP 산화납의 유해물질 제외 공동대응에서 이탈해 2008년까지만 유예기간을 달라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자국 기업의 이익에 우선하는 방향으로 대응 시각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석우 산자부 기술표준원 연구관은 “RoHS 대응은 우선 자국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집중하지만 자신에 유리하게 제도를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나아가는 중”이라며 “기술적 대비 이외에 기업간 공동 연대, 경쟁 기업과 이권 싸움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