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비쿼터스 분야 전문가들은 지난해 유비쿼터스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거둔 가장 큰 성과를 지자체의 u시티 확산과 강력한 추진으로 꼽았다. 이와 더불어 위성DMB, 지상파DMB 등 확산일로에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도 우리나라가 자랑할만한 성과로 평가했다.
한국전산원이 최근 학계, 연구기관, 기업 등에 속해 있는 유비쿼터스 전문가 52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해 유비쿼터스 관련한 최대 성과로 ‘u시티 확산’과 ‘DMB 서비스 본격화’를 손꼽았다.
u시티는 정부를 중심으로 지역내 학계·연구기관, 유비쿼터스 기술을 보유한 각 기업의 노력이 집약되는 복합체다. 유비쿼터스 사회가 추구하는 가장 모범적이면서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사업모델이기도 하다. 지난해 u아파트 마케팅 활성화, 언론의 관심 증대로 유비쿼터스 개념이 대중화된 것 등은 u시티 확산의 촉매제로 평가된다.
설문조사에서 u시티와 DMB의 뒤를 이은 것은 ‘정부주도 산업전략 및 기술개발 추진’ ‘전자태그(RFID) 서비스 관심증대 및 도입확산’ ‘내비게이션 시장의 폭발적 증가’ ‘유비쿼터스 개념 대중화’ ‘정부차원의 유비쿼터스 관련계획 수립’ 등이었다.
유비쿼터스 산업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들 전문가의 58.8%는 2006∼2007년을 인간 위주의 네트워크 IT가 구현되는 유비쿼터스 사회 ‘진입 단계’로 규정했다. 이미 우리나라가 유비쿼터스 사회 초입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진입을 넘어 물류나 유통 등 생활서비스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생활서비스 단계’는 53.9%가 2009∼2010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적인 서비스 확대로 유비쿼터스가 고도화하는 ‘u-고도화 단계’로는 65.3%가 2015∼2020년을 지목했다. 이를 종합해 5∼10년 내에 우리가 꿈꾸는 유비쿼터스 사회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측엔 78.8%가 동의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유비쿼터스에 대한 출발이 좋은만큼 도래할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도 IT강국으로서의 우리나라 위상은 유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올해 우리가 당면한 유비쿼터스 관련 과제를 묻는 질문엔 전체 응답자의 32.7%가 ‘u시티 등 정부정책 로드맵 수립’이라고 답했다. 이를 응답자의 소속기관별로 구분하면 학계가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42.9%의 지지율을 보였다. 연구기관 소속 전문가들도 ‘RFID 상용화를 위한 표준화 마련(33.3%)’에 이어 28.6%가 ‘u시티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u시티는 유비쿼터스 기술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반드시 활성화해야 할 과제이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데엔 학계와 연구기관 모두 공통적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u시티 건설에 무게중심을 두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유비쿼터스 기술을 도시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행정수도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의 신도시 개발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새로운 도시모델 창출이 u시티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여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지자체에서 u시티 건설을 도시 발전을 위한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관련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지자체의 u시티 추진은 우리나라 유비쿼터스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한국전산원의 분석이다. 더욱이 대부분 사업 규모가 커서 파급효과가 크고, 언론과 기업 등에서 주목하는 분야여서 홍보 및 확산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비쿼터스 사회 실현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사항은 뭘까. 복수응답이 허용되는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우선적으로 ‘장비적 비전 및 로드맵 수립(53.8%)’을 꼽았다. 임시방편적인 단기 전략이 아닌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는 ‘서비스 및 응용기술 개발(38.5%)’ ‘원천기술, 요소기술의 개발 및 연구(36.5%)’ ‘정보보호, 안정성확립(32.7%)’ ‘제도적 기반마련(32.7%)’ ‘공공부문 투자확대(28.8%)’ ‘사회적 합의도출(23.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소속기관별로 세분하면 다소간의 견해 차이가 나타난다. 학계는 미래사회 변화 예측 및 효과 연구, 연구기관은 시범사업 등 공공부문 투자확대, 기업은 관련 고부가가치 서비스(비즈니스 모델 등) 및 응용기술 개발과 정보보호 및 안전성 강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답해 소속군별 유비쿼터스 구현 목적간의 시각차를 보였다.
유비쿼터스 사회 구현에 장애가 될만한 요인으로는 ‘정보공유 및 연계 확대로 중요정보 누출의 가능성’과 ‘이용할 만한 서비스 및 콘텐츠의 부족’을 지목했다. 이는 사회가 고도화 및 복잡화되고, 디지털화되면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기도 하다. 특히 갈수록 초고속화 돼가는 통신환경은 가용 서비스 및 콘텐츠 범위를 왜소하게 만드는 상반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유비쿼터스 사회 구현을 위한 정부·기업·학계의 역할에 대한 질문엔 정부의 역할은 계획수립 및 시행, 인프라 구축, 관련법 및 규제제정, 산업발전 유도 등으로 조사됐고, 기업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관련 기술의 지속적 개발 등으로 나타났다. 학계의 역할은 크게 두가지로 필요인력을 적기에 양성하고, 정책 및 기술 자문역을 충실히 해줄 것을 주문했다.
◆키워드로 보는 유비쿼터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화두가 됐던 유비쿼터스 핵심 키워드는 뭘까. 단연 DMB가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엔 위성DMB서비스에 이어 지상파DMB 서비스가 휴대폰을 포함한 휴대형 기기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RFID’, ‘와이브로’ 등이 지난해 유비쿼터스 키워드로 선정됐다.
눈에 띄는 점은 ‘u시티’가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홈네트워크, 컨버전스, u코리아, u비즈니스, GPS 등을 제치고 키워드 톱10 가운데 4위에 오른 것. DMB나 와이브로가 일반인 대상의 서비스 개시 또는 민관의 육성전략 등에 힘입어 수위에 오른 것과 대조적으로 u시티는 다소 모호성을 띤 개념적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4위를 기록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키워드 응답형태를 소속군별로 구분하면 학계가 RFID를, 연구기관이 u시티를, 기업이 DMB를 우선적인 관심 키워드로 선택했다.
올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비쿼터스 기술로는 와이브로, DMB, RFID, 홈네트워크, USN, BcN, 텔레매틱스, 지능형 로봇, HSDPA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의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묻는 질문에서도 와이브로 서비스는 2위의 DMB 서비스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 둘의 뒤를 RFID 물류/유통 서비스, 홈네트워크 서비스, 텔레매틱스 서비스, 위치정보 서비스, 상황인식 서비스, 가정용 서비스로봇, u시티, IPTV 순으로 나타났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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