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이파크 실리콘밸리 이종훈 소장

[인터뷰]아이파크 실리콘밸리 이종훈 소장

 “앞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영어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주류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종훈 아이파크 실리콘밸리 소장은 밸리에 불고 있는 아시아 돌풍을 이렇게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의 제조 역량에 이어 기술(엔지니어링) 역량까지 아시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HP·인텔·페어차일드 등 세계를 호령하던 반도체업체의 공장이 한국·일본·대만으로 옮겨간 지 오래됐습니다.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프트웨어 분야든 하드웨어 분야든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80%가 아시아 출신입니다.”

 실리콘밸리 기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냈다. 기업공개 수도 닷컴이 붕괴됐을 당시 14개에서 117개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그는 “실리콘밸리 경기가 살아났다고 하지만 숫자 뒤에 감춰진 이면을 읽어야 한다”고 뒤집어 보기를 주문했다.

 이 소장은 “일자리가 순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말”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최대 호황은 비용절감 때문이고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는 생산 효율화와 아웃소싱을 명목으로 중국과 인도에 흡수됐다는 설명이다. 조만간 제조에 이어 기술 공동화 현상도 심각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게 이 소장의 분석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제 고도의 SW 아키텍처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만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의 부상은 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에 위기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기회도 있습니다. 모든 기술이 융합(컨버전스)하고 있는 것은 첨단 제품을 선호하는 한국에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러나 몇몇 대기업을 빼놓고 중국과 인도 기업에 대적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부족하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위기 요인입니다.”

 아이파크 실리콘밸리는 2004년 리디스에 이어 지난해 픽셀플러스까지 2년 연속 입주업체를 나스닥에 상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 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나스닥에 상장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느냐”고 중소기업 모델 혁신을 거듭 강조했다.

 새너제이(미국)=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