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DTV업계 인수합병 `회오리`

 중소 디지털TV 업계가 인수합병(M&A) 회오리에 휩싸이고 있다.

 대기업의 가격인하 공세에 입지가 크게 좁아진 가운데 우성넥스티어, 덱트론 등 선두기업의 최대 주주가 잇따라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M&A 태풍이 가시화되고 있다.

 LCD TV업체 덱트론은 7일 세포면역 치료업체인 이노메디시스를 흡수 합병키로 했다. 이를 위해 덱트론 최대주주인 오충기 사장은 보유주식 182만647주와 경영권을 기업 인수합병 중개업체인 메가나인에 100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앞서 우성넥스티어는 최대 주주인 김도균와 등기 임원이 보유 주식 325만2379주를 박종혁씨 등에 74억8000만원에 양도, 최대 주주자리를 넘겼다.

 덱트론과 우성넥스티어는 지난해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해 중소 DTV업계 매출 순위 1, 2위를 다퉈온 대표주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 최대주주들이 잇따라 지분매각을 통한 ‘캐시아웃(cash out)’을 단행한 것은 중소 TV업계의 사업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 TV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LCD와 PDP TV 가격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면서 올 들어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4년 5∼6%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도 크게 악화돼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업체가 1∼2%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기업의 가격인하에 대응해 중소 TV업계가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추가로 가격인하를 단행하면서 수익률 악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처럼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중소 TV업계에는 덱트론과 우성넥스티어 외에도 A업체의 LCD TV사업 매각설, B업체의 코스닥 우회등록설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중소 TV업체 한 사장은 “외형적 성장을 거듭해온 중소 디지털TV 업계도 수익률이 악화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옥석가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기술력, 원가경쟁력, 틈화 상품 등을 갖고 있지 못한 업체들은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의 표적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