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뒤에는 멀리 있는 의사가 실제로 내 앞에 영상으로 나타나 진단할 수 있게 되며, 원격회의도 한자리에 모인 것처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3D 게임이나 가상 현실을 실제처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직관에 따라 기기가 작동하는 인터페이스도 구현된다.
인텔은 이러한 시대를 열기 위해 향후 10년 안에 100개 코어로 작동하는 테라급 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테라급 컴퓨터는 1초에 1조번 이상의 연산을 할 수 있으며, 1조바이트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PC가 테라급 컴퓨터가 되면 대용량의 3차원 영상을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어 원격지에서 전송하는 실시간 행동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된다.
‘2006년 춘계 인텔개발자포럼(IDF)’ 개막을 하루 앞두고 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R&D 브리핑에서 인텔은 향후 10년간 진행할 개발 프로젝트로 ‘테라급 컴퓨팅 연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장벽을 뛰어넘는 생각, 테라급 컴퓨터=올해 10년째를 맞는 이번 IDF의 주제는 ‘전력화된 플랫폼-경계를 뛰어넘는 생각’이다. 인텔은 테라급 컴퓨터를 통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완벽한 ‘퍼스널 시대’를 열고 10개에서 최대 100개의 멀티코어를 통해 저전력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테라급 컴퓨터를 통해 PC를 말 그대로 완벽한 ‘퍼스널시대’ 실현 도구로 만들겠다는 것이 인텔의 전략이다.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저스틴 래트너 수석연구원은 “많은 사람에게 이 같은 컴퓨팅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는 한 세대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극적인 사건”이라며 “이 프로그램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애플리케이션, 특히 인간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을 가능케 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80개 이상의 프로젝트 추진=테라급 PC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전세계 수백 명의 연구원이 참여하는 8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80개가 넘는 프로젝트는 반도체(실리콘) 부문과 플랫폼 부문, 소프트웨어(SW) 부문 연구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들 프로젝트는 △메모리나 CPU 확장성(Scalability) △에너지 효율성 △인간에 가까운 미래형 애플리케이션 △유동적인 SW(programmability) △공간과 디자인의 효율성(balanced design)이라는 5가지 핵심 요소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춘다.
인텔은 연산처리의 병목 현상을 없애고 확장성을 넓히기 위해 구성 가능한(configurable) 캐시 아키텍처 개발을 추진중이며, 더 많은 메모리를 코어에 가깝게 배치하기 위해 3차원 스택 메모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전력 아키텍처인 에너지효율시스템아키텍처(EESA)를 도입한다. EESA란 모든 플랫폼에 걸쳐 와트당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과 아키텍처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인간에 가까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추진하며, SW 개발을 통해 프로그램을 단순화한다.
프로그램 단순화를 위해 인텔은 거래형(transactional) 메모리를 도입할 계획이다. 거래형 메모리는 스레드(thread)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해 멀티코어 성능을 향상시킨다. 작업량을 분석하는 SW를 개발, 사람들이 PC·서버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해 연구 가속화를 위한 핵심으로 삼을 전망이다.
래트너 수석연구원은 “거래형 메모리는 테라급 PC의 장벽을 깨는 하나의 예”라며 “반도체·플랫폼·SW 부문에서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