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파워 ON](3)대한민국 로봇의 실체④인력양성 계획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5개 출연연구소 인력 보유 현황

정부가 내놓는 로봇산업 육성 방안에서 항상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있다. ‘전문인력 양성’이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지능형로봇 산업 비전과 발전전략’에도 전문인력 육성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 계획안에는 향후 7년 이내에 현재 수준의 10배에 달하는 인력을 키워내겠다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그러나 이를 수행하기 위한 세부적인 수요조사와 통계, 교육 체계 등에 대한 방안이 아직까지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높다.

 

국내 로봇 인력은 대략 2000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로봇 관련 기업들과 학계,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모두 합친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로봇 산업 세계 1위인 일본에 비해 약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는 로봇 인력에 대한 통계는 지난 2002년부터 교육부와 산자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차세대 인력 수급 현황을 통해 나타난 수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로봇 관련 정책 마련을 위해 줄기차게 인용되는 인력 총계도 수년째 이어지는 이 조사를 토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통계치는 잡혀도 세부 항목에서는 취약한 상태다. 로봇 인력들이 과연 어떤 분야에 종사를 하고 있는지 세부적으로 파악이 안 돼있다. 연구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는 연구소 인력을 제외하고는 로봇 관련 항목별 인력 현황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

수요 파악도 미진하다. 로봇 관련 기업들이 과연 어떤 분야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연구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력에 대한 수요 파악이 어렵다는 것은 결국 인력 공급을 위한 교육과 지원 체계 마련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대학과 학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있으나 그 수준이 기계, 전기전자과 등을 구분하는 수준이어서 실제로 로봇 산업 육성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학과를 집어내기는 상당히 모호한 상태다. 그렇다고, 필요한 학과를 무한정 신설하는 것도 분야별 차원에서 현실성이 없다.

김종형 서울산업대 교수는 “로봇 관련 세부적인 인력 현황을 파악하는 데에만 최소한 6개월은 소요되는 방대한 작업”이라며 “수급과 공급 관련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야하는데 아직까지 연구조사가 미진하며 무엇보다 기반 수치가 부족해 이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현주소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력 양성을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성하는데 한계를 드러낸다.

정부는 인력 양성을 위해 오는 2013년까지 2만명 규모를 달성하기 위해 실험과 현장·연구 교육에 중점을 둔 ‘로봇 특성화 과정’을 4년제 석·박사 통합과정과 기업체 석사과정 등에 적용키로 했다. 또, 120여개 대학 연구실을 중심으로 매년 석·박사급 고급 인력 1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로봇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부의 방안은 전체적으로 인력수 달성에 맞춰진 계획안일 뿐 체계적인 틀과는 거리가 있다고 꼬집고 있다. 현재 로봇 관련 학과가 많이 늘어났지만 대부분 학문적인 교육 위주여서 실제 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인력 배출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진단하고 있다. ‘현장’과 별개의 연구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기반 연구도 필요하지만 7년 후 세계 3대 로봇 강국을 달성하는데 필수적인 산업계 인력을 만들기에는 초점이 어긋나 있다.

기본적인 분류 체계 마련과 인력 수·공급 현황 조사, 산·학 연계는 물론 영재교육과 취미생활까지 이어지는 세부적인 인력 창출 방안에 대한 연구조사가 선행될 때 실질적인 인력 양성이 가능할 것으로 지적됐다.

◆기고-지능형로봇 인력양성

김홍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종합지원센터 센터장 (hskim@kitech.re.kr)

국내 지능형로봇 전문인력은 약 2000명 선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로봇기술 선진국인 일본과 비교할 때 산업계의 전문인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IMF를 겪으면서 기업의 전문인력이 IT 산업과 상대적으로 신분이 안정된 대학으로 이동하였으며, 로봇업계 내에서도 고급인력이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다.

지능형로봇 산업은 향후 10년 이내에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예상돼 2010년경에는 약 2만명의 산업인력이 필요하며 전문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나, 현재 상황은 제조업쇠퇴·이공계 기피 등으로 인하여 산업인력의 양적·질적 수준이 저하되어 있다.

지능형로봇은 기계·전기·전자 등의 전통적인 기술과 정보통신·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고도의 다학제적 기술로서, 대학·대학원에서의 고급인력 양성은 물론 기존 산업계 인력의 재교육, 실업계 고등학교에서의 전문교육을 망라하는 교육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능형로봇 인력양성을 위한 각 주체의 역할을 살펴보면 정부는, 산업동향에 따른 인력수급을 분석해 해당 데이터를 각급 교육기관에 전달하여 산업계에서 요구되는 맞춤형 인력 양성을 위한 교과과정 재구성 등을 지원할 정책을 마련하고, 이미 졸업한 고급인력과 산업인력에 대한 재교육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부가 부분적으로나마 이러한 부문에 투자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학 등 교육기관은, 산업체 인력수요에 따라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실습 위주의 교육과정을 개발해 핵심원천기술 확보 및 산업인력재교육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야한다. 연구기관은 첨단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교수진을 제공하고 교육기관과의 공동연구체제를 구축해 응용연구 기반을 제공하고, 로봇업계는 인턴사원제, 대기업의 경우 사내 대학·대학원 운영, 중소기업은 출연연구기관과 연계한 공동개발 등의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로봇산업인력 규모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학 연구실과 로봇전문 대학원을 통한 고급인력 양성은 물론 대학·전문대·로봇고등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 산업인력 1만 명을 확보해야할 것이다. 또, 산자부·정통부·노동부 등 각 부처의 산업인력재교육·인력양성사업 등을 활용, 단기교육프로그램으로 서비스인력 8000여 명을 양성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밖에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로봇 마니아들의 커뮤니티를 정책적으로 지원하여 이들이 경연/경진대회나 단기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산업계에 연결되도록 하는 것도 로봇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로봇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업체탐방(4)이지로보틱스

이지로보틱스(대표 조원태 http://www.izirobotics.com)는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로봇을 상품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로봇은 다른 제품과 달리 일반인들이 친밀하게 접할 수 있는 감성적인 요소가 있고 그것이 로봇을 상품화하는 핵심요소라는 것이 조원태 사장의 철학이다.

조 사장은 대부분 이공계 출신인 다른 로봇회사 대표이사와 달리 상경계 출신에 글로벌 물류회사인 한국프리츠 사장을 거친 인물. 오랜 지인인 ‘로봇축구의 아버지’ 김종환 카이스트 교수와 의기투합해 로봇축구 탄생에 관여한 것을 계기로 직접 로봇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이 때문에 철저히 시장지향적인 접근을 고집한다.

조 사장은 “개인이 사용하는 로봇으로서 시장접근이 가장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 바로 감성형 캐릭터 로봇이나 감성형 엔터테인먼트 로봇”이라며 “올해 소비자들이 큰 부담없이 접할 수 있으면서도 감성적인 수요를 만족시키는 로봇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로보틱스는 5월 경 PC메이트 형태의 저가형 캐릭터 로봇을 선보인다. 이 로봇은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PC주변기기로서 채팅을 할 때 표정이나 동작을 전달하거나 콘텐츠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도록 구성됐다. “채팅을 할 때 내용에 따라 로봇이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알려줄 수도 있는 PC주변기기 개념의 로봇을 계획하고 있다”고 조 사장은 설명했다.

이같은 감성형, PC연계형 접근은 10월 출시되는 정통부 국민로봇 사업 모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감성형 홈 서비스로봇인 큐보, 돈키 등을 기본모델로 만들어지는 이 로봇은 동화구현, 음악앨범, 메일내용전달, 뉴스·날씨, 개인비서, 알람·일정관리 등의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콘텐츠 제공을 위한 웹사이트도 개설해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 달엔 교육용 로봇을 출시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 로봇은 모듈형으로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로봇을 조립해보고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존제품이 조립보다는 프로그래밍 위주로 구성된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하반기에는 토이형 로봇도 내놓을 계획이다.

조 사장은 “로봇은 상품화, 산업화 방향을 잡아야 할 시기”라며 “이미 형성된 기능성 완구분야의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감성마켓을 개척해야 새로운 로봇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아직은 사용자 모델이 없어 방향제시가 부족하지만 가벼운 로봇기술로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면 빠른 변화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5월 출시되는 PC메이트형 캐릭터 로봇에 큰 기대를 걸었다.

◆이지로보틱스는?

인원(연구인력) 10명(7명)

설립 2000년

2006년 매출목표 35억원

제품군 교육용·엔터테인먼트·캐릭터·홈서비스로봇

회사비전 감성형 시장을 개척하는 엔터테인먼트 로봇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